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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May 16. 2023

감귤꽃이 지고 감귤이 자라는 모습

너에게 나를 보낸다 004



감귤꽃이 지고 감귤이 자라는 모습이 참 귀엽다

  (감귤이 꽃을 벗으니 감귤의 알몸이 참 환하다)



감귤꽃이 지고 감귤이 자라는 모습이 참 귀엽다. 감귤나무뿌리는 대부분 탱자나무뿌리다. 탱자나무뿌리에 감귤나무 순을 접을 붙여서 감귤나무가 만들어진다. 탱자나무뿌리가 생명력이 강하기 때문에 대부분 탱자나무뿌리를 이용한다. 그래서 감귤나무꽃은 탱자나무꽃과 비슷하다. 탱자나무꽃보다 좀 더 풍성해 보인다. 물론 탱자나무에 무섭게 붙어있는 가시는 없다. 감귤나무에 영양상태가 좋지 못하면 뿌리의 힘 때문인지 탱자나무처럼 다시 가시가 돋아나고 탱자나무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감귤꽃이 피면 향기도 진하다. 지금은 그 향기를 머금은 감귤꽃 잎들이 지고 있다. 꽃잎이 다 진 다음에도 배꼽은 오래도록 남아있다. 감귤들의 배꼽을 보면서 나의 배꼽을 생각한다. 어머니 뱃속에서 어머니를 빨아먹고 자란 태아의 시절을 생각한다. 오래도록 어머니의 희생을 생각하라고 배꼽은 남아있다. 나도 누군가에게 나를 주고 싶다. 나를 빨아먹고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나도 누군가의 배꼽이 되고 싶다. 그 누군가가 바로 당신이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당신에게 나를 보낸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나의 숨결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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