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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Jul 22. 2023

정방폭포 18

― 정방폭포에서 중광스님을 만났다




정방폭포 18

― 정방폭포에서 중광스님을 만났다




정방폭포에서 중광스님을 만났다

동백꽃을 만났고 동백꽃 화백을 만났고

황소를 만났고 바다에서 깅이를 만났고

이중섭 화백을 만났고 폭포 커튼을 하고

절벽을 등지고 앉으니 부처님이 보였고

부처님 미소도 보였고 중광스님 보였다


내가 늘 산책하던 길이

중광스님의 고향길이라고 하셨다

외도초등학교에서는 개구쟁이였고

월대천에서 멱감고 놀던 은어였단다

내도 알작지와 외도 앞바다가 키웠단다

아, 그래서 그렇게 알작지 방파제에서

중광스님 그림들에 녹이 슬고 있었구나


정방폭포에서 이렇게 중광스님을 만나다니

이것은 필시 나의 운명이 분명하구나

걸레스님을 이렇게 정방폭포에서 만나다니

나도 이제는 걸레가 되어야만 하겠구나

곧바로 걸레로 쓰기에는 아까우니

 눈물을 닦아주는 손수건으로 쓰다가

세상을 닦는 걸레가 되어야만 하겠구나

걸레스님이 닦던 어둠의 그림자

온몸으로 밀고 나가 닦아야만 하겠구나


한국전쟁 다큐멘터리를 하루 종일 보고

제주 4.3 그날의 기억, 증언을 들으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구나

나는 보고도 보지 못했던 청맹과니였구나

나는 듣고도 듣지 못했던 귀머거리였구나

중광스님을 따라서 

천상병도 시인도 오고 이외수도 오는구나


 



https://youtu.be/qJzoPbrwEFs

https://youtu.be/t9xtBAUBUfA

https://youtu.be/1NVhfZPfAn8


https://youtu.be/qJzoPbrwEFs

https://youtu.be/BJaVslse_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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