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벽과 사다리
정방폭포 아래에서 오래도록 꿈을 꾸는
이무기는 언젠가는 승천할 수 있지만
정방폭포 위에서 꿈을 포기한
다슬기는 끝내 떨어져서 죽고 말리라
멀리 보이는 수평선도
건널 수 없는 한계라고 생각하면
스스로를 가두는 감옥이 되지만
덕판배라도 타고 나가는 길이라고 생각하면
태평양을 가슴에 품은 큰 사람이 되리라
관다발을 타고 오르내리는
햇빛과 물이 돌아보면 서귀포는 언제나
문만 열면 태평양의 가슴으로 활짝 열린다
서귀포의 감귤나무들이 태평양의 바람을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