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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Aug 13. 2023

서귀포 009

― 제주와 서귀포



서귀포 009

― 제주와 서귀포




제주(濟州)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물 건너 마을이란 말은 본토사람들의 말이다

나는 제주(濟州)보다 탐라국이란 말이 더 좋다

물 건너 고을보다는 차라리 섬나라가 더욱 좋다


나는 한 달에 한 번은 꼭 제주시에 가야만 한다

대동맥판막을 금속판막으로 바꾼 다음부터는

아이엔알(INR) 수치를 2~3으로 맞추어야만 한다

보통 사람들 피보다 2~3배 묽게 살아야만 한다


제주시에 가더라도 나는 주로 서쪽에서 살아간다

그러니까 나는 제주시에 가더라도 서귀포에 산다

야간근무 마치고 피를 뽑아 측정하니 2.4가 나왔다

와파린 용량을 변함없이 지금처럼 먹어야만 한다 


깊은 밤 산책을 나간다 입추가 지나고 말복이 지났는데

월대천에서 젊은이들이 밤에 달빛과 함께 수영을 한다

물을 만져보니 차가운데 젊음이 좋기는 참으로 좋구나

나도 저렇게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놀아본 적이 있었던가


징검다리 건너서, 내도 알작지를 지나 이호해변으로 간다

사람들은 저마다 함께 앉아서 술을 마시거나 밤을 먹는다

나는 조용히 나의 자리로 가서 바다를 본다 조랑말 등대의

불빛만 나를 찾아온다 사랑의 정원이 사랑의 쉼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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