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서귀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산 Aug 16. 2023

서귀포 014

― 절울이와 송악산





서귀포 014

― 절울이와 송악산




광복절인데 하루종일 낮달을 만들었다

서운해서 퇴근하고 절울이 들으러 간다

송악산 다른 이름 중에서 절울이가 좋다

절벽에서 우는 파도소리가 나는 참 좋다

송악산 정상에 올라가 범섬부터 쭉 보고

나는 지금 전망대 돌의자에 앉아서 쓴다

가파도 뒤부터 오른쪽으로 배들이 많다

절울이란 이름에 어울리는 파도소리다

말테우리가 말을 불러 데려가고 곤충들

풀밭에서 가을밤을 노래하고 파도소리

절벽을 타악기로 연주하다가 금관악기

현악기까지 다양하게 연주를 시도한다

어둠이 깊을수록 눈은 닫히고 귀가 열려

독주회가 아니라 합주에서 관현악으로

아, 저 파도소리에는 없는 소리가 없구나

밤은 깊어져 마라도와 가파도는 묻히고

수평선의 불빛만 귀를 열어두고 듣는데

밤을 쥐어뜯는 아쟁소리가 붙잡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서귀포 01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