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가슴이 다시 아프다
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바람으로 산다는 것이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콩나물시루에 남아있지 않은 물처럼
오직 콩나물만 키우고 떠나리라
그렇게 자유롭게 산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꾸만 미련이 남아서
그런데 자꾸만 뒤를 돌아보아서
왼쪽 가슴이 참 많이 아프다
사람이 사람을 믿는다는 것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세상에서 가장 아픈 것이다
나는 다시 왼쪽 가슴 속이 아프다
좋은 시를 쓰기 위해서는
모든 감각을 열어두어야만 하는데
모든 문을 늘 열어두어야만 하는데
모든 길을 구분없이 가야만 하는데
나는 자꾸만 왼쪽 가슴이 더 아프다
왼쪽이 아파서 자꾸만 왼쪽으로 기운다
슬픔과 기쁨도 균형을 잘 맞추어야 하는데
처음 들어보는 텔레그램이 무엇이더냐
도대체 n번방이 무엇이며 왠말이더냐
박사방은 또한 왠 처참한 날벼락이더냐
이 모든 것 뿌리가 없어서 생긴 일이 아니더냐
이 모두가 어른들의 잘못이 아니더냐
역사를 바로 세우지 못한 죄
과거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죄
흔들리는 역사의식으로 기회주의자로 만든 죄
어른들의 잘못이 아니고 누구의 잘못이란 말이냐
부모들의 잘못이 아니고 누구의 잘못이란 말이냐
처음에는 한 두명 확진자에도 벌벌 떨더니
신천지 이후에는 백 명도 우습게 아는구나
우리들이 낳은 악마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구나
내 마음 속에도 내가 모르는 악마들이 있었구나
코로나보다 무서운 바이러스들이 숨어 있었구나
오늘 밤에는 자꾸만
천칭자리 별들도 아픈 쪽으로 더욱 기운다
내 왼쪽 가슴 속에서
뱀과 처녀와 전갈이 밤새 뜬 눈으로 운다
총구에서 피어나는 꽃
총구에서 피어나는 불꽃
총이 휘어져
나를 향하고 있는 총구
총구에서 꽃이 피어난다
총구에서 불꽃이 피어난다
아, 꽃이 너무 아프다
꽃들이 너무 아픈 세상이다
유두가 없는 세상이다
젖을 빠는 아이들이 없다
엄마 숨소리와 함께
엄마 젖을 빨아보지 못한 아이들이
오직 게임에만 몰두하는 세상
밤새 빨간 립스틱 바르고 앉아 있다가
해가 나오면 노랗게 환호하는
이 다육이
아직 이름은 모르지만
이 웃음소리가 나는 참 좋다
작은 새집이 있다
빈 새의 집
새집은 결코 크지 않다
저 작은 집에서
새끼를 낳아 길렀을 것이다...
내 고향집도 저렇게 작다
나의 어머니 아버지도
그 작은 집에서
다섯 자식을 낳아 길렀다
요즘 새들은
비닐도 플라스틱도
석유화합물도 사용해 집을 짓는다
하지만 인간들처럼
포크레인도
레미콘도 사용하지 않고
오직 제 몸으로 직접 집을 만든다
그리고 새들은
때가 되면
미련 없이 집을 버린다
집이 작은 새들은 인간보다 자유롭다
동백나무 한 그루 있다
동백꽃들이 피었다
붉은 동백꽃이 피었다
줄무늬 동백꽃이 피었다
붉은 동백꽃과
줄무늬 동백꽃이
한 그루 동백나무에서
사이 좋게 잘 피었다
사이 좋게 잘 지낸다
. . . . ,
초반에 돌아다닌(총공해시태그 나오기전) 이야기는 매우 끔찍했다. 영상 중에는 10대 여학생의 유두를 자르는 영상도 있고, 이런 걸 보기 위해 150만원을 결제한 사람이 26만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나는 정말 멘붕에 빠졌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야동이 아니라 스너프 사건이다. 인구 5천만에 150만원을 결제하고 스너프 필름을 보는 사람이 26만명이나 된다면 개인들의 일탈문제가 아니라 나라가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미국은 스너프 사건에 대해선 회원이 100명이건 10명이건 끝까지 추적해서 박멸한다. 그런데.. 26만이라니..
하지만, 찾아보니 이 내러티브들은 대부분 거짓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유료회원이 26만명이 아니라 동접자 26만명이란 말이 돌았다.
. . . . ,
나는 이런 천인공노할 일을 저질렀다는 글을 읽었다. <10대 여학생의 유두를 자르는 영상> 이라니, 이런 참담한 일이 우리 곁에서 일어났나니, 어머니의 젖줄을 잘랐다니, 우리 아이들의 생명줄을 자르다니, 이런 끔찍한 일들은 게임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짓일 것이다 참으로 참담하고 걱정되는 아이들의 세상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