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쉼터 일기 8
나는 요즘 2일은 서귀포에서 살고 3일은 제주시에서 산다. 아니, 2일은 서귀포에서 놀고 3일은 제주시에서 논다. 사람들은 열심히 일을 해서 좋은 곳으로 여행을 가서 논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일을 하면서도 놀고 오며 가며 놀고 또한 쉬면서도 여행을 한다. 마음 한 번 바꾸면 우리들의 일상은 여행이 되고 놀이가 된다.
나는 새별오름을 좋아한다. 평화로에 인접해 있는 새별오름이 참 좋다. 그리하여 나는 오며 가며 수시로 들러서 바람 쐬기를 좋아한다. 며칠 전에 발표한 들불축제 폐지 소식도 있고 해서 더욱 보고 싶어 졌다. 원래 제주 새별오름 들불 축제는 달집 태우기로 1997년도부터 시작을 하여 새별오름의 전면을 태우는 들불축제로 만든 것인데, 기후위기의 시대에 직면하여 탄소배출, 산불의 위험, 생명체 훼손 등의 권고에 제주도가 제주 들불축제를 폐지하는데 의견을 모은 것 같다. 대신 불이 아닌 생태가치에 부합하는 새로운 방식과 지속가능한 축제로의 아이템을 공모하여 더 나은 축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제주도의 대표적인 축제였으나 코로나19등으로 인한 멈춤, 불로 인한 여러 가지의 안정성문제가 제기되어 이러한 결정에 이르다 보니 다소 아쉬움도 있다는 사람들도 있다. 제주녹색당의 숙의형 정책개발을 청구하면서 도민 200여 명에게 들불축제에 대한 존폐를 묻는 질문에 "유지"의 응담은 50.1% "폐지"의 의견은 41.2%이었으나 들불축제의 대안을 묻는 질문에는 현행유지 30.5% 새별오름 그대로의 유지 20.3% 오름에 불 놓지 않기 19.8% 다른 축제로의 개발이 18.2%의 순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인간의 간섭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너무 많은 개발을 하고 편의시설을 만들었으니 이제 더 이상 괴롭히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아침에는 새별오름에게 그동안 고생 많이 했다고 위로의 말을 전하고 돌아왔다. 이제는 화마의 고통에서 벗어나 편히 쉴 수 있기를 바란다는 나의 소망도 함께 전하고 돌아왔다. 이 아름다운 제주도는 인간들의 쉼터뿐만 아니라 자연 스스로에게도 아름다운 쉼터가 되기를 염원한다. 나의 기도가 꼭 성취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