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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쉼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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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Oct 16. 2023

이어도공화국 정읍시쉼터

―  쉼터 일기 7





나무와 함께 살다가 나무로 부활하는 죽음





나무와 함께 살다가 나무로 부활하는 죽음을 꿈꾼다. 이어도공화국의 가장 큰 특징이다. 사람들은 수목장을 하면, 죽은 다음에 나무를 심거나 나무 아래 묻힌다. 하지만 이어도공화국 사람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는 그 태어난 아이의 나무를 심어준다. 아이는 그 나무에 물을 주고 자신의 나무를 가꾸며 자란다. 그러다가 성인이 되면 스스로 또 한 그루의 자신의 나무를 심는다. 그렇게 이어도공화국 사람들은 최소한 두 그루의 자신의 나무와 함께 성장한다. 세상에서 삶에 지치면 자신의 나무에게 돌아와서 대화를 하며 힘을 얻고 다시 세상 속으로 나가서 살아간다. 그러다가 죽음에 가까워지면 숲으로 돌아와 자신의 자서전을 쓰거나 세상에 남기고 싶은 말들을 기록하여 책을 만든다. 태어날 때 심었던 나무를 베어 책을 만든다. 그리고 그 숲에 있는 도서관에 보관한다. 그리고 죽어서는 자신이 심었던 나무 아래 누워서 긴 잠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러면 후손들은 가끔 숲에 돌아와서 소풍을 즐기고 조상들의 나뭇잎을 따서 책갈피에 넣어가기도 하고 도서관에 모여서 조상들의 자서전이나 삶의 지혜가 적혀있는 책들을 읽는다.


이어도공화국에서 태어나지 않고 밖에서 태어나서 밖에서 살던 사람들이 이어도공화국으로 이민 온 사람들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밟는다. 입국한 첫날 자신의 나무 한 그루를 이어도공화국 사람들이 심어준다. 그리고 정착한 다음에는 스스로 자신의 나무 한 그루를 심고 가꾼다. 사람들은 보통 수목장 나무로 소나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어도공화국 사람들은 참나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소나무도 좋지만 참나무야말로 세상에 더 많은 좋은 일들을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산들은 대부분 소나무 숲이 많은데 산 전체가 참나무로 되어있는 산이 있다. 그중의 하나가 정읍에 있는 종석산이다. 그리하여 정읍의 종석산은 약초꾼들이 가장 좋아하는 산이라고 한다. 약초 재배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정읍 종석산에 이어도공화국을 만들 생각을 하였었다. 친구가 그곳에서 산양삼을 재배하고 있는데 함께 힘을 합해서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어볼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그 친구는 참나무를 베어내고 대규모의 산양삼 재배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산양삼이 목적이 아니라 참나무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의 생각은 정읍 종석산의 참나무 두 그루와 약 10평 정도의 작은 약초밭을 무료로 분양을 하고 평소에는 숲지기가 참나무와 약초밭 관리를 해주고, 주말이나 휴일에 가끔 찾아와서 자신들의 참나무와 약초밭을 돌보며 숲이 되어 살아보는 숲의 삶을 체험하며 숲과 함께 살아가기를 소망하고 있다. 또한 숲 속에 작은 쉼터들을 만들어서 삶에 지친 사람들이 쉬면서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대부분의 땅을 그 친구가 가지고 있고 나는 아주 작은 땅만을 가지고 있어서 한 발 물러나 있는 상태에 있다. 앞으로 그 친구와 잘 의논해서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여러 좋은 사람들의 여러 의견을 수렴하여 숲을 더 확보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욕심을 부리지도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우선 좋은 시를 쓰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서 시 쓰기에 매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시와 나의 글은 나의 꿈과 나의 삶과 나의 글이 하나로 만날 수 있기를 꿈꾸며 오늘도 <꿈삶글>을 쓴다. 나는 오늘도 밤새 별빛을 만들었다. 이제 곧 퇴근 시간이다. 퇴근길에 나는 새별오름에 들러 억새들과 가을 이야기를 하고 평화롭게 평화로를 달려갈 것이다.



* 오늘 아침 새별오름 모습




이어도공화국 정읍시쉼터

―  쉼터 일기 7




정읍 종석산에 좋은 친구가 있다




전망이 아주 좋은 정읍 종석산에

이어도공화국 연합 무료 쉼터가

< 정읍 종석산 무료 쉼터 >

들어 설 예정입니다

많은 응원과 성원을 바랍니다

아직은 허술하지만

섬진강 옥정호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하우스는 이미 완성이 되었습니다




종석산 정읍사




종석산에서 정읍사(井邑詞) 

노랫소리 들린다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종석산 정읍사(井邑寺)에서

범종소리 들린다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坐臥語默動靜)

모든 것이 선(禪) 아닌 것이 없다

내 가슴속으로 들려오는

달빛 종소리, 요것은 도대체 뭣이다냐


옥정호에서 올라오는 물안개 발자국소리다냐

참나무 숲으로 숨어드는 밤의 숨소리다냐

참나무 그늘을 덮고 잠든 산삼들의 잠꼬대다냐

홀로 달아오른 산삼 열매들의 후끈거림이다냐

아. 나는 너무 오래도록 떠돌았던 장돌뱅이였구나

아, 나는 너무 오래도록 보지 못한 청맹과니였구나


제주공항에서 여수공항은 바로 코 앞이었구나

이륙하고 추자도가 보이더니 바로 착륙이구나

여수에 도착한 나비는 연어의 종착역을 지나

옥정호가 있는 숲으로 날아가는구나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아, 참으로 먼 세월이 한순간이구나

종석산에서는 정읍사(井邑詞) 후렴소리 들리고

종석산 정읍사(井邑寺)에서는 운판소리 들려오는데

나의 지친 가슴속에서 환하게,

꿈꾸던 숲에서 드디어 산삼 꽃이 함께 영그는구나




세상에는 참나무 같은 사람이 있다. 소나무 같은 사람이 있다. 참나무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고 함께 살기를 꿈꾸는 나무다. 그에 비하여 소나무는 독립심이 강한 나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참나무는 독이 없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어서 온갖 생명을 키우는 나무이다. 그에 비하여 소나무는 독이 있는 나무다. 한 마디로 독한 나무다. 소나무 잎에는 다른 식물을 죽이는 독이 들어있다. 그래서 소나무 주위에는 다른 식물들이 잘 자라지 못한다. 하지만 참나무는 잎뿐만 아니라 열매며 나무 자체에도 독이 없다. 그래서 참나무는 다람쥐뿐만 아니라 온갖 생명을 키우는 자연의 밥상이다. 그리하여 소나무 숲보다 참나무 숲이 더욱 건강하고 더욱 풍요롭다.


대부분의 숲이 참나무인 산이 있다. 정읍에 있는 종석산이 그렇다. 그래서 종석산은 우리나라 약초꾼들이 가장 좋아하는 산이다. 그 아름다운 종석산에서 산양삼을 비롯한 여러 약초 농사를 짓는 친구가 있다. 잠시 소풍 나온 이 세상에서 떠나기 전에 나도 이 세상에 참나무 한 그루 심고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이 아름다운 세상에 아름다운 공간 하나 만들어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떠나고 싶은 것이다.


이 아름다운 땅에 아름다운 사람들의 공동 약초밭을 만들고 감나무와 밤나무도 심고 그 종석산에서 나오는 참나무와 황토로 황토방을 만들어 무료 쉼터를 만들어볼 예정이다. 그 종석산에서 나오는 자재로 집을 지을 수 있으니 건축비 또한 그렇게 많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곳에서 이미 두 채의 황토집을 지은 친구가 있으니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제 시작이니만큼 서둘지 않고 천천히 꿈의 동지들과 함께 아름다운 유토피아를 만들어볼 생각이다. 내가 꿈꾸던 이어도공화국이 이제야 비로소 주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듯하다.

  

나는 이제 겨우 꿈의 동지를 만났다. 꿈의 동반자를 만났다. 내가 잘 아는 아주 좋은 친구를 만났다. 정읍의 종석산, 그곳에 아름다운 명상센터와 의미 있는 무료쉼터를 함께 만들기로 하였다. 그리고 나중에 자식들에게 유산으로 남기지 않고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 방법으로 우리들의 유토피아를 남기기로 합의하였다. 앞으로 더욱 의미 있는 곳으로 만들 수 있을 가장 적당한 후계자들에게 공동으로 넘겨주기로 하였다.  

   

나는 30년 전에 이어도공화국 헌법을 만들었다. 내가 꿈꾸는 이어도공화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산이나 아름다운 섬이 필요한데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우선 작은 밭과 작은 논을 구입해서 숲으로 만들고 있었다. 세상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숲을 밭이나 논으로 개간을 하는데 나는 거꾸로 비싼 밭을 사서 아름다운 숲으로 만들고 있었다. 나중에 숲이나 섬을 구하면 이어도공화국을 만들 수 있도록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본격적인 이어도공화국이 아니라 이어도공화국 베이스캠프를 만들고 있었다.   

   

물론 이번에 함께 만들기로 한 종석산 땅도 내 꿈을 실현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작다. 하지만 우선 작은 것부터 시작하기로 하였다. 우선은 작게 시작하여 주위의 산들을 기회가 되면 추가 매입을 할 생각이다. 또한 또 다른 꿈의 동지들을 만날 수 있다면 정읍뿐만 아니라 곡성의 반월산 등 전국 어디라도 함께 추진할 생각이다. 내가 꿈꾸는 세상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기에 나는 쉬지 않고 꾸준히 확산시킬 예정이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좋은 씨앗 하나 남길 수 있기를 오늘도 꿈꾸고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정읍사의 고향 정읍을 생각하니

나는 어쩌면

정읍사 여인의 지아비가 아닐까

다시 한번 생각한다

나는 너무 오래 시장에서 살았구나

너무나 오랫동안 장사에만 몰두하였구나

이제는 지어미가 기다리고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야만 하겠구나

달아 높이곰 도다샤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을 밝혀다오

어긔야 어강도리 아으 다롱디리


*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져재 녀러신고요

어긔야 즌를 드욜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어느이다 노코시라

어긔야 내 가논 졈그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5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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