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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윤동주

제주에도 윤동주가 있었다

― 정방폭포 4

by 강산






참회록 /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원문) 懺悔錄 /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속에
내얼골이 남어있는 것은
어느王朝의遺物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懺悔의글을 한줄에 주리자。
― 滿二十四年一介月을
무슨깁븜을 바라 살아왔든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어느 즐거운날에
나는 또 한줄의 懺悔錄을 써야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웨그런 부끄런 告白을 했든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어보자。

그러면 어느 隕石 밑으로 홀로거러가는
슬픈사람의 뒷모양이
거울속에 나타나 온다。

一月二十四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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