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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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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Jan 25. 2024

깅이통과 조수웅덩이


깅이통과 조수웅덩이



현기영 작가는 깅이통이라 말씀하시고 

임형묵 감독은 조수웅덩이라고 말한다

현기영 선생은 깅이영 보말이영 쓰시고

임형묵 선생은 조간대에 엎드려 살핀다


조수웅덩이 물고기들은 하늘의 별을 보고

하늘의 별들은 조수웅덩이 눈빛들을 본다

이름만 불러봐도 꿈틀꿈틀 움직이는 것들 

두줄베도라치, 앞동갈베도라치, 풀비늘망둑, 동갈자리돔, 범돔, 납작게, 사각게, 바위게, 참집게, 갯강구, 갯지렁이, 고둥, 군부, 갯민숭달팽이, 말미잘, 비늘베도라치, 푸른테곤봉멍게, 지충이, 저울베도라치, 대강베도라치, 군소, 파랑갯민숭달팽이, 흰갯민숭달팽이, 안개갯민숭달팽이, 망사갯민숭달팽이...., 


임형묵 감독님의 다큐멘터리 영화 

조수웅덩이, 바다의 시작을 다시 본다

날마다 보면서도 이름을 몰랐던 친구들

영화에 출연한 생물들의 이름만 불러도

바다의 시가 된다

문충성 시인의 시만 읽어도

바다의 시인이 된다

깅이, 보말, 물꾸럭, 톨, 보들레기, 메역, 감태, 몸, 점복, 굼벗, 어렝이, 맥진다리, 자리, 한치, 우럭, 볼락, 돌돔, 다금바리, 매역치, 붉바리....,


나는 오늘 문득 물고기자리였던 사람

잃어버린 당신의 이름을 다시 부른다

그 이름 위로

파랑갯민숭달팽이가 꽃처럼 피어난다

바위게가 당신의 이름을 뜯어먹는다

솜털꽃갯지렁이가 당신의 날개를 펼친다


바다에서 점점 멀어지는 게 들의 이름

바위게

무늬발게

사각게

똥게

붉은발말똥게

그리고 좁쌀무늬총알고둥


말똥게들이 똥깅이 똥깅이 

이름을 부르며 따라온다

줄물고둥, 끄덕새우, 총알고둥, 점망둑,, 검정망둑, 기수갈고둥, 눈알고둥 그리고 끝없이 따라오는 갯갈구들


나는 오늘도 깅이통과 조수웅덩이에서 

바다를 연습하고 있다

헤엄 연습을 하고 있다

바다에서 하늘이 보이고

하늘에서 바다가 보인다




▲  조수웅덩이를 촬영하고 있는 임형묵 감독
▲  조수웅덩이를 촬영하고 있는 임형묵 감독
바위게
비늘베도라치
푸른테공봉멍게

https://youtu.be/iPS1ot5ohu0?si=Pl4Nm7g_noNFC8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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