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과 함께, 너에게 나를 보낸다 32
요―리조리 베면 저고리 되고
이―렇게 베면 큰 총 되지.
누나하구 나하구
가위로 종이 쏠았더니
어머니가 빗자루 들고
누나 하나 나 하나
볼기짝을 때렸소
방바닥이 어지럽다고―
아니 아―니
고놈의 빗자루가
방바닥 쓸기 싫으니
그랬지 그랬어
괘씸하여 벽장 속에 감췄더니
이튿날 아침 빗자루가 없다고
어머니가 야단이지요.
_ (1936.9.9. 윤동주 20세)
1936년 9월 9일에 쓰인 이후 같은 해 12월 간도의 연길에서 발행하던 <가톨릭 소년>에 게재된 동시로, 종이 오리기를 하던 시인의 유년 시절이 아주 구체적이고 재미있게 묘사된 시다. 시인으로 추정되는 아이가 어질러진 방바닥 때문에 엄마에게 혼난 이후, 매질의 책임을 빗자루에게 전가시키는 모습에서 어린아이의 순수한 동심이 너무나도 잘 느껴진다.
같은 날에 쓴 시인의 다른 작품으로는 <햇비>가 있다.
시의 화자인 꼬마 아이의 모양이나 움직임을 흉내 낸 말인 의태어가 돋보인다.
'쏠다'는 쥐나 토끼, 좀 따위가 '갉거나 잘게 물어뜯다'라는 뜻인데, 이 시에서는 가위로 '잘게 베거나 자르다'라는 의미로 쓰였다.
* 원문표기
- '종이' -> '좋이'
- '쏠았더니' -> '쏠앗더니'
- '때렸소' -> '때렷소'
- '그랬지 그랬어' -> '그래ㅅ지 그랫서'
- '괘씸하여' -> '괘ㅅ심하여'
- '감췄더니' -> '감촷더니'
- '이튿날 아침' -> '이튼날아츰'
- '빗자루가' -> '빗ㅅ자루가'
노간주나무를 생각한다. 코뚜레나무를 생각한다. 노간주나무, 박달나무, 물푸레나무, 다래나무, 소태나무를 생각한다. 나에게는 어느 나무가 적당할까. 나에게도 코두레 하나 만들어서 코를 뚫어야만 하겠다. 코뚜레에 연결된 줄을 당신에게 쥐어주고 싶은 날이다. 그런데 디올백 사건은 무엇일까? 디올 스캔들?
https://youtu.be/SqMOfDesFXQ?si=5PbYRSyRTXz3oc9s
https://youtu.be/3y08n3iRCaQ?si=RMVLw9zXS-co4uo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