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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윤동주

햇비

윤동주 시인과 함께, 너에게 나를 보낸다 33

by 강산




햇비



아씨처럼 나린다

보슬보슬 햇비

맞아주자, 다같이

옥수수대처럼 크게

닷 자 엿 자 자라게

해님이 웃는다

나보고 웃는다.


하늘다리 놓였다.

알롱달롱 무지개

노래하자, 즐겁게

동무들아 이리 오나

다같이 춤을 추자

해님이 웃는다

즐거워 웃는다.


_ (1936.9.9. 윤동주 20세)



1936년 9월 9일에 쓰인 작품으로 햇볕이 내리쬐는 상황에서 화자가 친구들과 함께 여우비를 즐겁게 맞는 모습을 그린 시다. 자그마한 일에도 웃음꽃이 활짝 피는 아이들의 발랄한 명랑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같은 날에 쓴 시인의 다른 작품으로는 <빗자루>가 있다.


'햇비'는 '해가 나 있는데 내리는 비'인 '여우비'를 말한다. 북한의 문화어로는 '해비'라고 표기한다.

'하늘다리'는 '무지개'를 형상적으로 비유한 말이다.

'오나'는 '오너라'의 방언이다.


이 시를 대하면 먼저 '햇비'라는 단어가 나온다. 해와 비가 합쳐진 단어일 것이다. 호랑이가 장가들 때 내리는 비처럼 햇빛이 비칠 때 잠깐 내리는 비를 말할 것이다. 북한에도 해비라는 단어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말로 하면 여우비가 될 것이다. 하지만 "햇"이라고 쓸 때에는 '금방' '얼마 되지 않음'의 의미도 있기에 그대로 '햇비'라고 쓰는 것이 더욱 윤동주 시인의 마음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시의 정경이 살아난다. 햇살이 장글장글 내리쬐는 낮에 아씨처럼 내린다. 보슬보슬 햇비가 내린다. 그리고 그 햇비는 햇살 속에서 하늘 다리 놓는다. 알롱달롱 무지개를 만든다. 보슬보슬, 알롱알롱 같은 표현을 쓰면서 시인은 동무들아 이리 오너라 다 같이 춤을 추자. 해님이 웃는다며 우주와 인간이 일체가 되어 즐겁게 웃는 모습이 그려진다. 순수한 어린이의 입장에서 평화로운 세계를 상상하고 있다. 참 따뜻하고 아름다운 동시다.


그런데 이 시에서는 아이들의 마음처럼 통통 튀어 오르는 시의 형식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 3행을 아래로 몇 칸을 들여 쓰기 하였다. 시의 내용에 율동이 있으니 형식에서도 변화를 주고 싶었을 것이다. 윤동주 시인은 이제 시의 형식에도 변화를 줄 만큼 기교를 부릴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윤동주 시인의 동시에는 명랑성이 있다. 맞아주자 다 같이 노래하자 즐겁게라는 밝은 표현과 더불어 웃는다는 동사가 네 번이나 반복해서 나온다. 우울한 시대에도 명랑하게 노래할 줄 안다는 것은 커다란 미덕일 것이다. 그 아름다운 덕목은 어느 누구보다도 내가 더욱 많이 배워야만 할 것이다.



* 원문표기

- '아씨' -> '앗씨'

- '다같이' -> '다가치'

- '하늘다리' -> '하날다리'

- '놓였다' -> '놓엿다'

- '동무들아' -> '동모들아'

- '다같이' -> '다갗이'


* 메모


오늘은 나무 몇 그루 심고

봄맞이를 하였다


개구리 알일까(?)

봄이 오는 소리


우리는 알았다

어느 조직이든

너무 힘이 세면

어떻게 되는지...,


조국 선생을 응원한다

조국 신당을 주목한다


우리나라, 대한민국

미래를 응원한다


권력은 자주자주

뒤집어주어야만 한다


봄이 온다

쟁기질할 계절이 온다


https://youtu.be/SqMOfDesFXQ?si=5PbYRSyRTXz3oc9s

https://youtu.be/r9uvyVQffrs?si=tW2oUgSv2Vip-Qq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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