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삶글 105
윤동주 시인에 관한 자료들은 대부분 『윤동주 자필 시고 전집(사진판)』에 실려있다. 윤동주 시인이 남긴 자필원고 대부분이 사진자료와 해설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따라서 윤동주 시인의 숨결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은 반드시 이 책을 소장할 수 있기를 추천한다. 『윤동주 자필 시고 전집(사진판)』에는 영원한 민족의 청년시인 윤동주의 시와 산문 전집. 윤동주가 남긴 모든 자료가 육필원고 사진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사진판 윤동주 자필 시고>, <사진판 자필 메모, 소장서 자필 서명>, <시고 본문 및 주>로 나눠 총 219편의 시와 메모, 산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윤동주 시인은 생전에 직접 쓴 3권의 자필 시집을 남겼다. 『나의 습작기의 시 아닌 시』, 『창(窓)』,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이렇게 3권 중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지막에 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잘 알고 있다. 초기에 쓴 『나의 습작기의 시 아닌 시』와 『창(窓)』은 원고지 노트에 쓴 작품들이고 연희전문학교 졸업 기념으로 만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400자 원고지에 쓴 다음, 반으로 접어서 책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보통 사진 자료에는 접었던 부분을 다시 펴서 촬영한 이미지들이 많다.
우리나라 사람이면 어느 누구라도 좋아하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겨서, 온 겨레가 절망과 슬픔으로 가득했을 때(1941년 11월 20일)에 쓴 시. 그때 윤동주 시인의 나이는 25세. 그러니까 이 시가 태어난 지가 벌써 80여 년이 지났다. 그런데도 이 시를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윤동주 시인은, 1945년 2월 16일 오전 3시 36분,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9세 꽃다운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시인이 쓴 시는 영원히 가슴에 남아, 오늘도 편리함과 탐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우리들의 양심을 흔들어놓는다. 지구 온난화에서 지구 가열화로, 기후 변화에서 기후 위기로, 이젠 기후 비상사태란 말까지 들리는 이 시대에 우리들이 꼭 회복해야 할 마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우리들의 하나뿐인 소중한 지구까지 죽어가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윤동주 시인이 직접 쓴 육필 원고에는 시집 제목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아래 童舟(동주)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東柱(동주)가 아니라 童舟(동주)라고 썼다. 윤동주의 본명은 윤동주(尹東柱)이지만 작품을 발표할 때는 주로 필명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童舟, 童柱, 東柱..., 이 중에서 윤동주 시인이 살아있을 때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시집으로 발행했다면, 어쩌면 童舟라는 이름으로 발행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이육사 시인도 다양하게 '육사'라는 이름을 변주하여 사용했는데, 윤동주 시인 역시 자신의 이름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참고로 윤동주의 아호는 해환(海煥)이었다.
선물을 받았다. 야간근무 마치고 돌아오니, 윤동주 시인이 기다리고 있다. 아들이 모셔온 시인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나의 잠은 없을 듯, 윤동주 시인과 깊은 대화를 시작한다. 우리들의 아름답고 의미 있는 따뜻한 봄은 올 수 있을까? 이제 막 다시 겨울이 시작되었는데, 우리들의 봄은 언제쯤 올 수 있을까. 『윤동주 자필 시고 전집(사진판)』이 책상에서 봄으로 피어나 있다. 이 책은 집필 순서로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나는 대강 훑어보고 거꾸로 읽기 시작한다. 나는 이미 다른 정본 전집에서 순서대로 작품을 읽은 뒤라서, 이번에는 거꾸로 읽는다.
앞표지에 <봄>이 노랗게 피어있다. 윤동주 시인의 남은 작품 중에서 가장 나중에 쓰인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1942년 6월에 쓴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니 그 이후의 작품이 어딘가에 숨어 있을 확률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들은 다른 작품들을 찾지 못했다. 1945년 2월 16일 오전 3시 36분,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했으니 아마도 어딘가에서 우리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의 혈관 속에도 윤동주의 피가 흐르고 있을까? 겨울이 이제 막 시작 되었으나 우리들에게는 또한 동지가 멀지 않았다. 동지가 멀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들 밤의 길이도 조금만 더 길어지면 정점을 찍고 다시 짧아질 것을 믿는다. 밤이 다시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면 우리들의 봄은 이미 마음속으로부터도 시작되었다는 말이다. 자, 이제 우리들의 봄이 멀지 않았다. 봄이 오기 전에 나는 먼저 참회록을 써야만 한다. 우리들은 함께 참회록을 쓰고 봄을 노래해야만 하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_ (1941. 11. 20. 윤동주 25세)
윤동주 시인의 시집과 전집과 관련 책들을 읽다 보니 『사진판 윤동주 자필 시고 전집』을 사야만 했다 제주도 도서관에는 한 권도 없다 3년이 더 지났으니 희망도서로 신청할 수도 없다
1999년에 발행한 시집이
5만 원이면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하고
오후에 산책을 나간다
윤동주 시인은 습작노트 2권과 자선 시고집 1권을 남겼다 윤동주는 송몽규가 신춘문예에 당선된 무렵부터 날짜를 명기해 가며 습작품을 보관했다
『나의 습작기의 시 아닌 시』
『창(窓)』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월대천 징검다리에서 왜가리 한 마리
여울물을 바라보며 추위에 떨고 있다
왜가리의 식생활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징검다리 건너지 않고 외도포구로 간다
외도교 아래를 지나 대원암 쪽으로 간다
눈이 내리는 바다에는 바람까지 거세다
바다에 누워계신 관세음보살을 씻는 파도가
해안까지 멀리 날아와서 나를 적신다
안경과 입술에도 소금 맛이 스며든다
파도가 날아오르는 연대포구에서
청해수산 홍보영상을 촬영 중이다
통통한 갈치가 싱싱하게 빛나고 있다
파도처럼 바다로 뛰어들 것 같은 갈치가
한 마리에 5만 원씩이라고 한다
아, 갈치도 참으로 비싸구나,
속으로 생각하며 돌아서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한 생명이 겨우 5만 원 이라니!
한 시인의 삶이 겨우 5만 원 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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