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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May 10. 2024

꽃밭의 시집을 펼치니

ㅡ 신병은 시인의 <꽃, 그 이후>



꽃밭의 시집을 펼치니

ㅡ 신병은 시인의 <꽃, 그 이후>



꽃밭의 시집을 펼치니

여수에서 날아온 나비 한 마리

나비경첩처럼 날개를 펼치며

꽃의 문과 하늘의 문을 열어준다


내가 여수에서 나비로 살아갈 때

꿀을 한없이 내어주던 꽃이 있었다

그 꿀을 먹고 자란 갈무리문학회는

이제 여수의 든든한 꽃으로 성장했다


꽃, 그 이후에는 정자나무가 되었다

여수의 땅, 그 큰 나비를 먹여 살리는

여수의 가장 아름다운 꽃밭이 되었다

여수의 나비는 그래서 겨울에도 잘 산다



* 신병은 선생님은 경남 창녕에서 1955년에 태어나신 듯하다. 하지만 나에게 신병은 선생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여수 사람으로 각인되어 있다. 나는 사실 선생님의 제자들부터 만났다. 1987년 말에 나는 학교를 다 마치지 못하고 한전에 입사하여 여수로 내려갔다. 바로 그 여수에서 내 또래의 갈무리문학회 사람들을 만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젊은이들이 우체국이며 경찰서며 진남관에서 시화전을 하곤 하였다. 그때부터 나는 신병은 선생님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대부분의 갈무리문학회 회원들이 신병은 선생님 제자들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신병은 선생님께서는 어린 제자들을 여수의 문인으로 성장시키고 있었다.


나는 건강상의 문제로 여수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여수에서 문학사상 신인발굴과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문학의 길에 접어들었다. 그러니까 여수는 내 문학의 출발점이 되었고 나를 낳아주고 길러준 둥지가 되었다. 심장수술 때문에 여수를 떠나지 않았다면, 나도 아마 여수의 시인들처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따뜻한 시인이 되었을 것이다.


지도를 펼치고 여수의 땅을 보면 거대한 나비처럼 보인다. 그러니까 여수는 아름다운 나비 한 마리인데 그 나비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시인들이 여수에는 많이 산다. 그 나비들을 아름답게 키우는 꽃들이 여수에는 많다. 그 대표적인 꽃이며 정자나무 같은 존재가 바로 신병은 선생님이시다. 그런 아름다운 꽃밭에서 사는 여수의 나비들은 참으로 행복한 나비들이다. 나도 가끔 그런 꽃밭으로 날아가고 싶다.


신병은 시집

꽃, 그 이후


시인의 말



내가 내 이름을 불러줘야 할 때가 되었다


이제는 나를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꽃 한 송이


꽃 한 송이는 

그 한 송이가 아니었어

이슬 머금은 햇살 꽃

햇살 머금은 바람꽃

어둠 머금은 아침꽃

찰나의 오르가슴꽃

꽃술 사이로 

꽃잎 사이로

피어나는 경이로운 생각 꽃

가만히 가만히 나를 밀어 넣었어

쿵쿵쿵 심장이 뛰었어

내밀한 호흡으로 관계하지 않는

아무것도 없었어

우리 모두 한 송이 꽃이었어

사이사이 피어나는

존재의 꽃이었어

관계의 꽃이었어


꽃, 그 이후 2


좋은 날이면 으레 꽃이 피었다

꽃의 포즈와 꽃의 화법을 만난다


꽃의 그녀는 자신과의 외로움이고

스스로에게 익숙하지 않은 공간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원형의 질문이 있는 자신만의 산책이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독백의 공간이다


꽃들이 오버랩 되는 꽃의 그녀 안에

물과 바람, 어둠과 빛을 차린다

깊고 오랜 동굴의 희열이다

겹겹의 환희다

풍경 재봉사인 꽃의 그녀,

한 땀 한 땀 풍경을 홈질 혹은 시침질한다

이윽고 세상의 모든 어둠이 꽃이 되어 핀다

색의 현을 뜯는 연주가 시작된다


여기저기 꽃들이 돌아온다


꽃, 그녀

꽃 이전의 꽃이면서 꽃 이후의 꽃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수의 섬


너도島

나도島

우리도島



1955년생


경남 창녕군 계성면 계전리 591번지

나의 집 나의 사랑방이었어

계수나무밭 계전시랑桂田詩廊에

앞으로나란히 걷던 책 보따리와 빡빡머리와

흑백톤의 틈 사이로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우리의 시간과 공간은 한없이 느슨했어

꽃보다 연초록 잎이 더 아름다운 것도 그때였어

바람만 스쳐도 까르르 웃었고

말하지 않아도 들렸고 보지 않아도 보였어

누군가의 꽃이 되는 나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하늘에는 별이 보이고

내 안에 안겨있던 내가 아름다웠어

내 안에 안겨있던 나를 찾던 술래잡기였어

시나브로 시나브로

검정 고무신 호롱불에서 챕GPT까지

움츠린 속내 닫아걸고 봄의 여기까지 

어떻게 무사히 건너왔을까 싶은데

부풀어 오르는 기억 속의 나는 다 꽃이었어

연두색 꿈이었어



노크가 필요해요


꼰지발 세운 마음으로만 들어오세요


12월 31일


오늘 하루는 쉽니다

눈치 보지 않습니다

그냥 내 느낌대로입니다


내가 선 곳에서

지금, 한 발짝만 비껴서 봅니다

발아래 민들레와 장미와 코스모스가 있습니다

연두 신록 레드 하양이 있습니다

비껴선 것으로도 또 다른 나입니다

 

돌아보면

지난 모든 것들은 나의 현재입니다

떠나간 사랑도 실패한 꿈도

소심한 긍정도 대범한 외로움도

나의 소중한 오늘입니다


끝이 아닌 낯익은 시작,

나의 오늘입니다



너와 나의 만남



너와 나의 만남은 젊음이었다

너와 나의 만남은 세월이었다

너와 나의 만남은 골목이었다

너와 나의 만남은 강물이었다

너와 나의 만남은 하늘이었다

너와 나의 만남은 바람이었다

너와 나의 만남은 숨결이었다

너와 나의 만남은 호흡이었다

너와 나의 만남은 눈물이었다

너와 나의 만남은 구름이었다

너와 나의 만남은 들꽃이었다

너와 나의 만남은 별빛이었다

너와 나의 만남은 꿈결이었다

너와 나의 만남은 희망이었다

너와 나의 만남은 사랑이었다

너와 나의 만남은 아침이었다

너와 나의 만남은 지상이었다

너와 나의 만남은 하늘이었다


운동에 중독되다



비싼 밥 먹고 왜 어만데 힘을 빼냐고

일은 안 하고 왜 쓸데없이 힘 빼냐고

할 일 없으면 잠이나 자지 왜 빼냐고

그렇게 투덜대던 내가 글쎄 푹 빠졌다

아, 쓸데없던 운동이 이렇게 좋았다니

너무나 늦게 만난 운동이라는 이 요물

늦바람이 무섭다는 옛사람들의 말씀

하나라도 틀린 말씀이 아니었네그려

이제 아침에 눈을 뜨면 침대에서부터

운동 시작한다 힘을 뺄수록 힘이 난다

근육이 늘어날수록 몸과 마음 가볍다

근감소증에서 탈출해야 당뇨에  좋다

근육은 혈당 조절의 제어봉임을 안다

이제라도 너를 만났으니 얼마나 좋냐

우리 함께 어화둥둥 춤추며 살아보자

아, 세상 새옹지마요 일장춘몽이어니

너무 슬퍼하거나 너무 으스대지 마라


펜 칼 망치 맨홀 무지개



세상을 굴리는 바퀴를

텅텅텅 치며

어둠의 망치가 지나간다


볼펜 굴러가는 소리에

지구가 삐그덕

피를 흘리며 신음한다


피 맛을 본 칼이

망치에게 두들겨 맞으며

무지개를 토해낸다


맨홀 뚜껑이 날아오르고

용처럼 승천한 무지개가

맨홀 속으로 빠져버린다



https://youtu.be/Jfj-vOZWWAg?si=KZ04KAzf1o4HPMRd

https://youtu.be/kGXY_IHsaAY?si=bxk8iZU2hyZ8gouF

https://youtu.be/Fgtu-riBgXg?si=qt35OqUXufyuBhOy

https://youtu.be/Llf3UKMjOb8?si=GYP0FM6QIN5mnB5T

https://youtu.be/uLEmSQ2n77A?si=UinMixKBKHZu-2AA

https://youtu.be/Q0IBR8g2G6s?si=Sr2D-YBwaYO8hFcS

https://youtu.be/a4sIl1ntBNU?si=OYFJRxuZo671h1yI

https://youtu.be/M4PK9exCTqU?si=RBEm4Y5PqKeQHMpR

https://youtu.be/1wHF19MKptc?si=gghJR1doTZCNCvnG

  해녀들의 작업장은? 물속이 아닌 무인도? 각종 해산물과 해조류가 풍부한 제주도 최고의 황금어장, ‘지귀도’. 이곳은 우유보다 칼슘이 14배나 많은 ‘톳’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이다. 매년 5월 초, 장장 15일 동안 물도 전기도 사람도 없는 지귀도에 위미 1리(제주도 서귀포시) 해녀들이 톳을 채취하러 들어간다. 2. 원시시대로 GO GO! 건장한 청년도 짓기 힘든 천막을 혼자서도 척척 짓는 60대 할망부터 고무신 신고 자신보다 3배나 큰 톳 짐을 옮기는 70대 할망까지! 몸은 작지만 강호동도 울고 갈 천하장사 할망들은 말 그대로 ‘작은 거인’이다. 초라한 천막 안, 이들의 세간은 고작 몇 개의 그릇과 육지에서 챙겨 온 양초가 전부. 목욕은 웅덩이에 고인 빗물로 간신히 하고, 식수마저 멀리서 길어 와야 한다. 피곤을 덜어 줄 텔레비전은 고사하고 해가 떨어지면 촛불에 의지해 산다는 지귀도에서의 생활! 3. “병원 가면 일 못하니까, 안 가” 해녀복을 입고 전복 따는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일당이지만 군말 없이 톳 작업을 하는 할망들. 새벽녘부터 시작되는 톳 채취는 달이 휘영청 밝아올 때까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성한 곳이 어디 있겠는가. 파스에 10원짜리 동전을 같이 붙이면 안 아프다는 민간요법을 믿고 발목에 무릎에 붙여보지만 효과는 없어 보인다. 나이 들어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매년 지귀도에 들어와 살면서 30kg짜리 톳 짐을 져 나르는 최고참 할망의 다리는 삐쭉빼쭉 갯바위를 오르기에 한없이 가냘프다. 4. 미워도 다시 한번 천막 앞 조촐한 잔치가 벌어진 오늘은, 바로 5월 8일 어버이날! 막걸리 한 잔 들이켠 뒤 다 같이 부르는 뱃노래에 야생 토끼까지 나와 귀를 쫑긋 세운다. 당신은 한평생을 일하며 ‘온갖 골병‘ 다 얻은 박하디 박한 삶이지만 아들, 딸 대학까지 보낼 수 있도록 해준 ’지귀도‘는 그만큼 할망들에겐 소중한 섬이다. 조상들이 자신들에게 물려준 소중한 땅이기에 죽는 그 순간까지 지귀도에서 톳을 캐고 싶다는 해녀 할망들의 바람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대한민국 최초로 공개되는 무인도에서의 15명 해녀 할망들의 유쾌하고도 가슴 아린 삶을 담았다.


https://youtu.be/gdZdh-Euihg?si=vQRIHkb11gaIB7EF


https://youtu.be/0Ip8zqGPPPg?si=cF7YNTmbiqAPRPFT


sㅌhttps://youtu.be/gO_QG6gqr4w?si=T4ck2QhBZDNAN0jR

https://youtu.be/1NNbEBVvk3I?si=PU7KNU-Zdd2Z0w0z

https://youtu.be/jAhY469_gXk?si=vIYITgVLNYq4A7MD

https://youtu.be/4lp9EDc2l44?si=RH_NgVxEFtOKmW6S

https://youtu.be/yhIoQDV-XVM?si=8uZyOrYA6HOzdZjq

https://youtu.be/hu93tWB1r9Y?si=PgfScbchKZHWooVN

https://youtu.be/YpH57pq7gvY?si=TDmoZYr1zHLgdL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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