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전집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의 시도 정리를 하고
새로운 시도 쓰려고 준비를 합니다
많은 응원과 성원 부탁말씀 올립니다
디지털을 하나씩 배우면서
디지털 시대에 시인으로 살아남을
새로운 길도 함께 모색해 봅니다
시인이란 직업은 서비스업일까요?
꿈에 만난 어머니
꿈속에서 자꾸 어머니를 만난다
밭일을 하다가 손가락을 다쳤다
손가락에 파스를 붙이고 잠든다
어머니가 홀로 일하던 띠야굴밭
그리운 고향 친구들과 함께 있다
어머니 안 보이고 친구들과 논다
어머니 홀로이고 올라왔을 산밭
친구들과 생고구마 캐서 먹으며
재미있게 웃으면서 놀다가 온다
꿈속에서는 엉뚱한 일들도 많다
멋진 돌을 주워, 씻어 살펴보니
골프 잘 쳐서 받음직한 트로피다
농업용수 없었던 산밭에서 글쎄
수돗물 설치되어 씻어서 먹는다
아, 그런데 이것은 또한 무엇인가
아직 다 심지 못한 푸른 고구마 순
아직 다 심지 못한 잘린 감자 조각
붉은 대야 안에서 나를 올려다본다
꿈속에서 만나는 어머니가, 부른다
나를 깨우는 당신은 누구인가
밤새 나를 부르는 소리가 있다
밤새 문을 두드리는 손이 있다
밤새 나를 깨우는 몸짓이 있다
아침이 되어도 떠나가지 않고
나를 바라보는 간절함이 있다
난 아직 당신의 이름을 모른다
방충망에 붙어서 나를 부르는
아침까지 간절하게 부르는 입
나방, 나는 아직 안을 수 없다
밥과 미늘
내가 먹는 밥에는 미늘이 참 많다
우리가 먹는 밥에는 그늘이 많다
나는 밤새 낚싯바늘 꿈을 꾸었다
밥에 섞여 있는 낚시를 골라냈다
내가 먹는 죽에는 미늘이 참 많다
우리가 먹는 죽에는 그늘이 많다
낚싯바늘에는 언제나 미늘이 있고
그늘에는 언제나 낚싯줄이 달렸다
밥과 미늘은 늘 한 몸처럼 살아간다
* <비광 이야기>
화투 비광에는 우산 쓴 남자와 개구리가 그려져 있다.
그 남자는 일본의 3대 서예가 중의 한 사람인 '오노노 도후' 란다.
이 사람이 젊은 시절, 불철주야로 글쓰기 수련을 했지만, 실력이 뜻대로 늘지 않아서 서예를 그만두려고 스승에게 하직 인사를 하러 집을 나섰다.
마침 그때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스승의 집 앞에 다다랐을 때, 개구리가 불어난 개울물에서 탈출하기 위해 버드나무줄기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뛰어오르기를 반복하는 꼴이 같잖아 보였다.
그러던 중에 바람이 불어 버드나무 가지가 아래로 출렁거리는 순간 개구리는 전력으로 뛰어올라 그 줄기를 붙잡고 탈출을 하게 되었다.
그 광경을 본 오노노 도후는 "저런 미물도 필사적으로 노력해서 끝내 뜻을 이루는구나!" 하면서 그 길로 도로 집으로 돌아가서 글 쓰기에 전력을 다해서 기어코 자기만의 서체를 이루게 되었단다.
* 노인들을 대상으로 응모한 짧은 글 당선작.
(2024년 1월 19일 발표)
1. 가슴이 뛰어서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2. 전구 다 쓸 때까지도
남지 않은 나의 수명.
3. 종이랑 펜 찾는 사이에
쓸 말 까먹네.
4. 병원에서 세 시간이나
기다렸다 들은 병명은
"노환입니다"
5. 일어나긴 했는데
잘 때까지 딱히 할 일이
없다.
6. 자명종 울리려면 멀었나
일어나서 기다린다.
7. 연명치료 필요 없다
써놓고 매일 병원
다닌다.
8. 만보기 숫자 절반
이상이 물건 찾기.
9. 몇 가닥 없지만
전액 다 내야 하는
이발료.
10. 눈에는 모기를,
귀에는 매미를 기르고
산다.
11. 쓰는 돈이
술값에서 약값으로
변하는 나이.
12. 젊게 입은 옷에도
자리를 양보받아
허사임을 알다.
13. 이봐 할멈!
입고 있는 팬티
내 것일세.
14. 일어섰다가 용건을
까먹어 다시 앉는다.
15. 분위기 보고
노망 난 척하고 위기
넘긴다.
16. 무농약에 집착하면서
먹는 내복약에 절어
산다.
17. 자동응답기에 대고
천천히 말하라며
고함치는 영감.
18. 전에도 몇 번이나
분명히 말했을 터인데
"처음 듣는다!"라고.
19. 할멈!
개한테 주는 사랑
나한테도 좀 주구려.
20. 심각한 건
정보 유출보다 오줌
유출.
21. 정년이다.
지금부턴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지.
22. 안약을 넣는데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린다.
23. 비상금 둔 곳 까먹어
아내에게 묻는다.
24. 경치보다 화장실이
신경 쓰이는 관광지
25. 손을 잡는다.
옛날에는 데이트,
지금은 부축.
26. 이 나이쯤 되니
재채기 한 번에도
목숨을 건다.
https://www.youtube.com/@%EC%9C%A4%EB%8F%99%EC%A3%BC%EB%AC%B8%ED%95%99%EA%B4%80
https://www.youtube.com/watch?v=gx90B-rkwk4&list=PLu3RIu1mYYA0Vtqki8EkjkSPhYfAFcgX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