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사과 한 개를
아버지, 어머니
누나, 나, 넷이서
껍질째로 송치까지
다― 노나 먹었소.
_ (1936.12. 추정, 윤동주 20세)
https://youtu.be/xX-SkJni2Vg?si=sn8RalJb0m2U3wIu
1936년에 창작한 5행으로 이뤄진 짧은 동시다. 가족끼리 사이좋게 붉은 사과 한 개를 나눠먹는 모습이 정겹게 보이면서도 한편으로 당시의 어려운 시대상황에서 고통받는 민중들의 사회상을 보는 것 같아 애달프다.
이 작품과 비슷한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시인의 다른 작품으로는 <굴뚝>이 있다.
'송치'는 열매나 곡식의 알을 뜻하는 '속, 고갱이'의 방언으로 보인다. 북한의 사전에는 '송치'를 '강냉이 이삭 속'이라 표기되어 있다. 이런 점을 미루어보아 여기서는 사과 씨가 있는 딱딱한 부분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나누어 먹었소' -> '논아먹엇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