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뒤안에 대나무밭 있는 면장집 아들이 부러웠다
신건지를 담글 때마다 산에서 대나무 베어왔다
댓잎과 댓가지는 동치미 항아리 위에 덮어주고
대나무는 잘 다듬어 피라미 낚싯대로 사용했다
먼 훗날 나도 우리 집 뒤안에 대나무를 심었다
대나무는 세월이 갈수록 검어지는 오죽이었다
죽순은 둥글었지만 대나무는 둥글지 않았다
마디마다 가지 두 개씩 만드느라 오목해졌다
어쩌면 그 상처의 힘으로 대나무는 자랄 것이다
오늘 아침 나는 대나무를 다듬으며 나를 본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이곳까지 왔구나
(유튜브 대본)
https://youtu.be/gtusP1BmKx8?si=cPjMt2bwbeWyt1g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