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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과 함께 16

―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by 강산



윤동주 시인과 함께 16

―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뒤안에 대나무밭 있는 면장집 아들이 부러웠다

신건지를 담글 때마다 산에서 대나무 베어왔다

댓잎과 댓가지는 동치미 항아리 위에 덮어주고

대나무는 잘 다듬어 피라미 낚싯대로 사용했다


먼 훗날 나도 우리 집 뒤안에 대나무를 심었다

대나무는 세월이 갈수록 검어지는 오죽이었다

죽순은 둥글었지만 대나무는 둥글지 않았다

마디마다 가지 두 개씩 만드느라 오목해졌다

어쩌면 그 상처의 힘으로 대나무는 자랄 것이다


오늘 아침 나는 대나무를 다듬으며 나를 본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이곳까지 왔구나



(유튜브 대본)


윤동주 시인과 함께 16 / 배진성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뒤안에 대나무밭 있는 면장집 아들이 부러웠다

신건지를 담글 때마다 산에서 대나무 베어왔다

댓잎과 댓가지는 동치미 항아리 위에 덮어주고

대나무는 잘 다듬어 피라미 낚싯대로 사용했다


먼 훗날 나도 우리 집 뒤안에 대나무를 심었다

대나무는 세월이 갈수록 검어지는 오죽이었다

죽순은 둥글었지만 대나무는 둥글지 않았다

마디마다 가지 두 개씩 만드느라 오목해졌다

어쩌면 그 상처의 힘으로 대나무는 자랄 것이다


오늘 아침 나는 대나무를 다듬으며 나를 본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이곳까지 왔구나



https://youtu.be/gtusP1BmKx8?si=cPjMt2bwbeWyt1gr

나도-모를-아픔을-오래-참다-처음으로-이곳에-찾아왔다-00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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