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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과 함께 39

―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by 강산





윤동주 시인과 함께 39

―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2월 16일, 오늘은

윤동주 시인과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저 언덕 너머에서 만나신 날이다

저 언덕을 넘은 사람들은

더 이상 나이를 먹지 않는다


저 언덕 너머에 사는 사람들은

더 이상 이슬비에 젖지 않는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보다

책상 가운데 삼팔선을 긋던 면도칼이 떠오른다


삼팔선을 넘어온 연필이며 지우개를 빼앗았던

휴전선을 넘어온 책도 찢어버리던 잔인한 세월

시험 볼 때는 가운데 가방으로 벽을 쌓던 시절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이리붙어라 놀이를 하던

오징어 게임과 비석치기 놀이를 하며 자랐던 벗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지금은 어디에서 얼마나 그리워 하고 있을까


서둘러서 저 언덕을 넘어버린 친구들도 있고

아직은 이 세상 어디에서 살고 있을 친구들

쥐불놀이를 하고 연을 날리고 썰매를 타고 팽이치기를 하던 친구들은 어디에서 달집을 태우며 저 둥근 보름달을 보고 있을까 새별오름을 통째로 태우던 제주 들불축제는 이제 가짜 불꽃과 가짜 조명으로 바뀔 것만 같다 기후환경 위기를 맞이하여 디지털 연출기술을 활용한 불놓기 행사로 전환 될 것이라고 한다 진짜 불 대신에 미디어 아트와 특수효과를 이용해 오름 불놓기를 대체하겠다고 한다 아, 세월은 흐르고 세상은 변한다





윤동주 시인과 함께 39

―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2월 16일, 오늘은

윤동주 시인과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저 언덕 너머에서 만나신 날이다


저 언덕을 넘은 사람들은

더 이상 나이를 먹지 않는다


저 언덕 너머에 사는 사람들은

더 이상 이슬비에 젖지 않는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이이들의 이름보다

책상 가운데 삼팔선을 긋던 면도칼이 떠오른다


삼팔선을 넘어온 연필이며 지우개를 빼앗았던

휴전선을 넘어온 책도 찢어버리던 잔인한 세월

시험 볼 때는 가운데 가방으로 벽을 쌓던 시절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이리 붙어라 놀이를 하던

오징어 게임과 비석치기 놀이를 하며 자랐던 벗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고들 있을까

지금은 어디에서 얼마나 그리워하고 있을까


서둘러서 저 언덕을 넘어버린 친구들도 있고

아직은 이 세상 어디에서 살고들 있을 친구들


쥐불놀이를 하고 연을 날리고 썰매를 타고 팽이치기를 하던 친구들은 어디에서 달집을 태우며 저 둥근 보름달을 보고 있을까 새별오름을 통째로 태우던 제주 들불축제는 이제 가짜 불꽃과 가짜 조명으로 바뀔 것만 같다

기후환경 위기를 맞이하여 디지털 연출기술을 활용한 불 놓기 행사로 전환될 것이라고 한다 진짜 불 대신에 미디어 아트와 특수효과를 이용해 오름 불 놓기를 대체하겠다고 한다 아, 세월은 흐르고 세상은 변한다



https://youtu.be/Qs5hNkZWHuw?si=vWz2-32GwOnwyI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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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제주들불축제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2025년 들불축제는 다음 달 3월 14일부터 16일까지 제주시 새별오름 일원에서 개최된다. 제주시는 행사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시설물 정비에 돌입했다. 2년 만에 재개되는 제주 들불축제의 핵심 프로그램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제주도의회가 사실상 판단을 포기하면서 결국 축제 당일까지도 주민 반발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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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6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오는 18일부터 27일까지 10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제435회 임시회에 '제주도 정월대보름 들불축제에 관한 조례안 재의요구의 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주민조례로 추진된 들불축제 조례는 '오름 불 놓기' 행사 진행을 골자로 한다. 제주시가 앞으로의 들불축제에서는 오름 불 놓기를 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에 반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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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례는 지난해 10월 제432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의결돼 제주도지사에게 이송됐다. 하지만 도지사는 오름 불 놓기 행사는 산림보호법에 위배된다는 이유 등으로 같은 해 11월 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했다. 주민들이 '오름 불 놓기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제주시가 '불 대신 미디어 아트와 특수효과를 이용해 오름 불 놓기를 대체하겠다'는 계획이 상충하면서, 올해 3월 중순 진행될 2025 들불축제의 오름 불 놓기 향방은 재의요구안을 처리하는 도의원들에게 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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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 2월 회기가 열리는 현재까지 도의회에 재의요구안이 상정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올해 들불축제는 제주시의 계획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축제가 한 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축제 핵심 프로그램을 바꿀 수 있는 안건을 상정해 처리하기에는 부담이 됐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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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재의요구안 처리가 한없이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월 상정이 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올해 연말까지 시간을 번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실제 도의회는 3월 중순 축제가 진행되고, 이후 축제 결과보고가 나온 뒤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도의회 관계자는 "의원들이 일단 올해 축제를 지켜보고, 이후 진행되는 공론화 과정을 지켜보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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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도의원들이 정치적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현장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2025년 들불축제는 다음 달 3월 14일부터 16일까지 제주시 새별오름 일원에서 개최된다. 제주시는 행사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시설물 정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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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주들불축제는 산불 위험과 생명체 훼손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여 진행되지 않습니다. 이에 제주시는 제주의 생태적 가치에 부합하는 축제 콘텐츠를 개발하여,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형태의 축제로 탈바꿈시킨다고 밝혔습니다. 25년을 이어 온 제주지역 대표 축제의 변화에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제주에선 오름 하나를 통째로 태워야 봄이 온다?

제주는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농가마다 보통 2~3마리의 소를 기르며 주노동력인 소를 이용하여 밭을 경작하고, 수확한 농산물을 밭에서 집이나 시장으로 운반했다. 농한기에는 마을마다 양축농가들이 윤번제로 서로 돌아가며 중산간 초지를 찾아다니며 방목 관리하던 풍습이 있었다. 방목을 맡았던 목동(쉐테우리)들은 중산간 목야지 양질의 목초를 찾아다니며 풀을 먹였다. 이때 중산간 초지의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마을별로 늦겨울에서 경칩에 이르는 기간에 목야지에 불을 놓아 양질의 새 풀이 돋아나도록 불 놓기(방애)를 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조상들의 지혜였던 것이다. 불 놓기(방애)를 하는 기간 동안 제주의 중산간 일대는 마치 들불이 난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로 장관을 이루었다.

제주의 옛 목축문화를 현대적 감각에 재해석해 ‘제주들불축제’를 1997년부터 매해 개최하고 있다. 2015년과 작년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축제, 2016 제주특별자치도 최우수축제, 2016 대한민국축제콘텐츠 축제관광부문 대상, 2015 대한민국 올해의 히트상품 대상, 제주인이 자랑하고 싶은 문화자원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매년 30만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인 제주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1997년부터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와 구좌읍 덕천리를 오가며 열리다가 2000년부터 새별오름을 축제장으로 지정했다. 새별오름은 ‘샛별과 같이 빛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민간에선 새벨오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새별오름 일대 전경은 중산간 특유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표고 519.3m, 높이 119m, 둘레 2713m, 면적 52만 2216㎡의 새별오름은 말굽형 화구를 갖고 있으며 제주 섬 360여 개 오름 중에선 중간 규모에 해당한다. 고려 시대에는 최영 장군이 목호를 무찌른 전적지로 기록을 남긴 유서가 깊다.

매해 정월대보름에 맞춰 열리다가 2013년부터 경칩을 낀 주말로 고정됐다. 매년 정월대보름 시기가 겨울철 늦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시기여서 매년 축제 진행에 어려움을 겪어온 탓이다. 게다가 방애의 풍습이 정월대보름보단 경칩이 시기적으로 더 가깝다는 향토사학계의 의견이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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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들불축제는 우리들이 어린 시절에 많이 했던 쥐불놀이나 달집 태우기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제주 들불축제의 최대 볼거리인 오름 불 놓기는 2021년 3월 13일 오후 7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기상 여건이 여의치 않으면 일정은 조정된다. 오름 불 놓기는 새별오름 한 면에 불을 놓아 통째로 태우는 장관을 연출한다. 이는 예전 제주에서 중산간 초지의 해묵은 풀과 해충을 없애고 새 풀이 돋아 나도록 마을별로 늦가을부터 경칩에 이르는 기간 불을 놓는 방애 풍습에서 비롯됐다. 이를 현대적으로 재현해 액운을 쫓고 건강과 안녕을 비는 축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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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린 시절 쥐불놀이라고 하지 않고 그냥 화통 돌리기라고 하였다. 주로 통조림 깡통 바닥과 옆에 못으로 구멍을 뚫고 빈 깡통 안에 관솔이나 작은 장작을 넣고 돌렸다. 그때는 빈 깡통도 귀한 시절이었다. 화통을 만들기 위해서는 미리부터 좋은 빈 깡통을 구해야만 했다. 운이 좋은 아이들은 통조림 깡통보다 훨씬 큰 분유 깡통으로 화통을 만들었는데 장작을 많이 넣을 수 있으니 훨씬 화력이 좋았다. 불꽃이 살아있을 때에도 훨씬 좋았지만 마지막에 화통을 하늘 높이 던져 올렸을 때 하늘에서 쏟아지는 불똥들이 더욱 장관이었다. 그런 화통 돌리기 놀이를 하다가 짚비늘을 태워먹거나 땔감나무 쌓아둔 곳까지 태워먹는 일도 가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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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로 취소됐던 제주들불축제가 올해는 사전예약제, 비대면 온라인 축제로 열린다.

제주시는 오는 3월 8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새별오름 등에서 들불축제를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축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온라인 및 드라이브인 방식으로, 참가인원을 제한하고 사전예약제로 개최된다.

올해 불 놓기에서는 그동안 오름에 새겼던 ‘제주들불축제’ 문구 대신 ‘들불 COVID-19 OUT’으로 변경한다. 또 오름 3부에서 8부 능선에 43개 달집을 설치해 불꽃이 보다 장엄할 것이라는 게 제주시의 설명이다.

이번 불 놓기는 사전예약제로 진행되며, 총 400대의 차량만 한정적으로 출입할 수 있다. 불 놓는 영상은 유튜브 등으로 실시간 중계한다. 또 오름 트래킹과 버스킹, 예술공연 등 주간 행사 관람객도 1000명으로 제한한다. 축제장 내에서 음식물 섭치는 금지된다. 행사장 입구 방역초소에서 제주안심코드를 통한 출입자 확인과 발열검사, 차량 소독 등이 이뤄진다.

제주시 관계자는 “드라이브인 참여자들은 자동차 안에서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장엄한 화산 분출쇼 등 오름(41만 6036㎡)이 타오르는 숨 막히는 장면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인원을 축소하거나 입장을 허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제주들불축제는 1997년 시작돼 매년 열렸으나 2011년 구제역으로, 지난해 코로나19로 개최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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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들불축제가 열리는 곳은 평화로에 인접한 새별오름에서 열린다. 들불 축제가 아니어도 내가 자주 가는 곳이다. 설날인 오늘도 나는 내 고향인 진성(鎭星)에는 가지 못하고 대신 샛별인 금성(金星)에 다녀왔다. 금성을 서양에서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미(美)의 여신의 이름을 따서 비너스라고 부른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신성(晨星)이라고 부른다. 샛별 혹은 새벽별 이라고 부른다. 이 별은 일 년 중 한동안은 초저녁 무렵 서쪽 하늘에서 가장 먼저 나타난다. 또 다른 때는 아침 동쪽 하늘에서 그 어떤 행성이나 별보다 늦게까지 보이기도 한다. 금성이 가장 밝은 곳에 있을 때는 대낮에도 육안으로 볼 수 있다. 새벽에 동쪽 하늘에서 보이는 금성을 '샛별' 또는 '계명성'이라 부르고 저녁에 서쪽 하늘에서 보이는 금성을 '저녁별'이나 '개밥바라기' 또는 '태백성'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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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들불축제 역시 해마다 진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산불방지를 위하여 새별오름 정상에 수동식 분무기를 많이 갖다 놓고 긴장하며 행사를 진행하더니 몇 년 뒤에는 새별오름 정상까지 소화전을 설치하였다. 그리고 오늘 가서 보니 새별오름 중앙에 "COVID-19 OUT" 글씨를 새기기 위하여 억새다발을 옮기려고 톱니바퀴 모노레일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아, 올해는 또 얼마나 많은 것들이 진화하거나 혹은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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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 시인의 세상 읽기 &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 by 강산 Feb 09. 2020


내가 어린 시절 겨울이면

낮에는 연을 날리고 팽이를 치고 썰매를 타고

밤이면 쥐불놀이를 하고 친구집에서 놀았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자주 하지는 못했다

낮에는 산에 가서 나무를 하고 산토끼를 잡고

오리에게 줄 물고기를 잡았다 또한 밤에는

봇짐장수 어머니가 받아온 곡식들 되질을 허거나

콩을 상에 펼쳐놓고 뉘를 가려내거나

꿩을 잡기 위해 콩에 구멍을 뚫고 싸이나를 넣었다


어제는 정월 대보름이었다. 정월 대보름에는 달집 태우기가 유행이다. 지리산에 사는 이원규 시인이 올린 달집 태우기 유튜브를 보았다. 제주도에서는 달집 태우기를 정월 대보름에 하지 않고 3월 초에 한다. 들불축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3월로 옮겨서 한다. 처음에는 제주도에서도 정월대보름들불축제라고 해서 정월대보름에 하였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하여 3월 초에 금토일 3일 동안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가 이제는 목금토일 4일 동안 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올해는 3월 12~15일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연기되거나 취소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제주들불축제 홈페이를 통해서 알아보면 될 것이다. 혹시, 취소될지 모르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2018년에 내가 작성한 포스트를 여기에 옮겨놓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내가 어린 시절에는 이런 것들이 모두 생활이었으나 이제는 축제가 되었다. 자꾸만 보여주기 위한 행사로 변해가고 있어서 아쉽지만 이것도 세월 따라 바뀌는 것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여기에서 불에 대한 의미와 삶의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또한 그리 나쁜 일만은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제주들불축제 홈페이지

http://www.jejusi.go.kr/buriburi/mai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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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농가마다 보통 2~3마리의 소를 기르며 주노동력인 소를 이용하여 밭을 경작하고, 수확한 농산물을 밭에서 집으로 또는 시장으로 운반하였다. 또 농한기에는 마을마다 양축농가들이 윤번제로 서로 돌아가며 중산간 초지를 찾아다니며 방목 관리하던 풍습이 있었다. 방목을 맡았던 목동(쉐테우리)들은 중산간 목야지 양질의 목초를 찾아다니며 풀을 먹였다. 이 때 중산간 초지의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마을별로 늦겨울에서 경칩에 이르는 기간에 목야지에 불을 놓아 양질의 새풀이 돋아나도록 불놓기(방애)를 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조상들의 지혜였던 것이다.
불놓기(방애)를 하는 기간동안 제주의 중산간 일대는 마치 들불이 난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로 장관을 이루었다. 이러한 제주선인들의 옛 목축문화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승화 발전시킨 축제가 제주들불축제이다.

제주들불축제의 주요연혁

제주들불축제는 1997년 처음으로 개최하기 시작해 올해로 2019년 22회째 개최된다. 정월대보름을 전후해 개최되어 온 제주들불축제는 개최역사 21년 동안 2011년 구제역이 전국을 강타했던 해를 제외하고 매년 개최되고 있다.


제주들불축제는 개최 초기 애월읍 납읍리와 구좌읍 덕천리 중산간을 오가며 개최하다 2000년부터 축제장을 지금의 새별오름으로 고정화했다. 축제장이 고정화되면서 축제광장 및 주차시설을 위해 주변 초지를 매입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제주들불축제는 첫 회 시작부터 반응이 좋아 연례축제로 개최가 가능했고, 회를 거듭하며 축제기간도 하루에서 3일로 늘어났고, 관광객들의 욕구에 부응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등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화하며 업그레이드 돼왔다.


축제가 인기를 끌면서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교류도시 공연단을 초청하여 춤과 노래, 무예 등 외국 자매도시 공연단의 무대가 프로그램으로 정착화 되면서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일약 국제적인 축제로 도약하게 되었다.


이러한 대외적 명성에도 불구하고 정월대보름을 전후한 제주의 기상여건이 열악한 관계로 그 진면목을 보여주지 못했다. 강풍과 추위, 눈과 비 날씨로 오름불놓기를 연기하는 사례가 발생하는가 하면 일정을 축소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월대보름 기간에 개최하던 일정을 새봄이 움트는 경칩을 맞는 날이 속한 주말로 개최기간을 옮기고 명칭도 ‘정월대보름들불축제’에서 ‘제주들불축제’로 지난 2013년 제16회 부터 변경하여 개최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는 대한민국 대표축제로의 도약을 위하여 기존 3일에서 4일로 일정을 연장하여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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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들불 이야기

아주 먼 옛날, 세상에서 가장 키가 크고 힘이 센 설문대할망이 섬(제주도) 하나를 만들어 한가운데 있는 한라산 북녘기슭 삼성혈에서 섬을 지킬 삼신인이 솟아나도록 하였다. 삼신인은 고을라, 양을라, 부을라로 오곡의 씨앗과 함께 목함을 타고 온 동해 벽랑국의 세 공주와 가정을 이루어 풍족하고 행복하게 살았다.


하지만 모자람이 없으니 게을러졌고, 겨울이 되어 식량이 부족해지자 잘못을 뉘우치려 신에게 고사를 지내기로 하였다. 삼신인은 삼성혈에서 가져온 불씨를 피우고 간절히 기원하는데, 그만 큰 바람이 일어 들판과 땅을 태우고 말았다.


봄이 되자 불태워진 곳에서의 곡식들이 아무런 병충해 없이 무럭무럭 자랐음을 알게 되고는, 해마다 고사를 지내고 농사짓는 땅과 들판에 불을 놓으며 부지런히 일했다. 덕분에 섬은 오래도록 평안했다.


후손들은 선조들의 뜻을 이어받아 봄이 되면 무사안녕과 소원성취를 비는 기원제와 함께 들판 이 곳 저 곳, 이 오름 저 오름에 불을 놓았고, 그렇게 대대로 내려오던 풍습이 축제로 승화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불 / 강산

2018.03.05. 17:26


동쪽 하늘에 샛별이 떠오른다
서쪽 하늘에 개밥바라기 있다
동쪽 성산일출봉으로 떠오른 태양이
서쪽 새별오름에서 뜨겁게 타오른다
불이야 불이야 불이야
불만 보면 내가 먼저 뜨거워진다
불만 보면 내가 먼저 타서 재가 된다
불 속에서 태어난 제주도
불 속에서 태어난 한라산
불 속에서 불로 살았던 사람들
그 불씨가 자라나 이렇게 아름다운
사랑의 불씨를 낳았으리라

불은 언제나 화산을 꿈꾼다
반딧불은 촛불이 되고
촛불은 횃불이 되고
횃불은 들불이 되고
들불은 다시 별이 되고 태양이 되리라
불의 강을 건너 불의 서천에서 꽃 피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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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별


새벽 동쪽 하늘에 반짝이는 금성. 해질녘에 보이는 금성을 ‘개밥바라기’라고 한 것처럼, 금성이 새벽하늘에 보일 때는 ‘샛별’이라고 부른다. ‘새벽의 별’ 또는 ‘새로 난 별’이라는 의미를 줄인 말이다. 이 밖에도 새벽녘에 뜨는 금성을 ‘명성’, ‘계명성’이라고도 하며 평안북도에서는 ‘모제기’라고 부른다. 금성은 왜 이처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그것은 금성이 일상적인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어두울 때에 그 밝은 빛은 사람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가 되었다. 또한 살림살이가 어려웠던 옛날 백성들은 새벽에 샛별을 보면서 일터에 나가거나, 해 진 뒤에 개밥바라기의 붉은 빛을 바라보며 일터에서 돌아올 정도로 고되게 일해야만 겨우 생계를 꾸릴 수 있었다. 그래서 이들의 고달픈 세상살이에 대한 한탄과 시름은 애꿎은 샛별과 개밥바라기의 처연한 빛 속으로 녹아들었을 터이다.
샛별이나 개밥바라기라는 말 속에는 고단한 백성들의 감정이 이입되어 있으며, 그러한 과정에서 명칭도 여러 가지가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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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는 매년 3월 초에 들불축제를 한다. 새별오름에서 들불축제를 한다. 정월 대보름에 하지 않고 3월 초에 한다. 다른 지방의 쥐불놀이나 달집 태우기와 달리 제주도에서는 새별오름 한 면을 통째로 태우는 거대한 들불축제를 한다. 보통 3월 초에 3박 4일 동안 하는데 그 중의 하이라이트는 토요일 밤에 이루어진다. 새별오름에서 1년 동안 자란 억새들을 한꺼번에 태우는 행사가 이루어진다. 제주도는 옛날부터 목축업이 발달 하였고 또한 화전이 많아서 이를 축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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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많은 축제 중에서 들불축제가 가장 규모도 크고 볼만한 축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모여든다. 나는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간과 장소는 가능한 가지 않는다. 비교적 한산한 시간을 택해서 행사를 준비하는 아침에 행사장은 미리 다녀왔다. 그리고 본 행사 시간에는 나 홀로 거실에서 사과 하나 먹으며 수선화 향과 함께 불에 대하여 생각을 하였다. 들불과 화산과 한라산에 대하여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들 가슴 속에서 피어오르는 사랑의 불씨에 대하여 명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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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 경에는 한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전날 흐린 날씨 때문에 덮어두었던 포장도 걷어내고 횃불을 만들 솜방망이도 새로 만들고 있었다. 새별오름 아래쪽 억새를 베어 만든 달집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그 달집에 붙여놓은 소원지들도 많은 생각을 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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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을 빠져나오는 길에 나는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 새별오름과 이달오름 사이의 묘지들을 둘러보고싶어서 아주 좁은 길로 들어섰다. 평소에 새별오름만 둘러보고 묘지들을 자세히 보지 못했는데 오늘따라 묘지들이 궁금했다. 그리고 새별오름 가까이에 있다는 왕따나무도 찾아보고 싶었다. 사진으로만 보고 직접 찾아가보지 못했던 왕따나무가 갑자기 보고싶어졌다. 왕따나무라는 말보다 나 홀로 나무라고 부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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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준비가 부족하여 왕따나무를 찾지 못했다. 그냥 어림짐작으로 찾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어쩌면 나 홀로 나무를 찾고싶은 마음이 절실하지 않아서 찾지 못했을 것이다. 배가 고파서 제주시에 빨리 가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던지 하여간 마음 속에서만 자라던 나무를 찾지 못하고 다시 평화로에 들어섰다. 나는 내일 다시 찾을 것이다. 좀 더 준비하고 좀 더 그리워지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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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들불쇼, 제주들불축제 신종코로나에 꺼지나(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2020-02-03 13:32 송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제주에서도 3월까지 예정된 각종 행사가 전 취소되거나 잠정 연기됐다.

제주도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축제이자 제주대표 축제인 제주들불축제(3월12~15일)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완전히 종식되려면 수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 아직 한달 이상 남은 들불축제의 연기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들불축제는 특성상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 연기된 적은 가끔 있다. 2009년에는 강풍으로 2012년에는 폭설로 축제 기간을 연장해야 했다.

구제역이 전국을 강타했던 2011년에는 행사가 완전히 취소된 적도 있다.

지난해에도 축제 마지막날에는 많은 비가 예보돼 당일 행사가 취소됐다.

1997년 시작된 제주들불축제는 옛 제주 목축문화인 들불놓기(방애)가 기원이다.

새봄이 찾아올 무렵 소와 말의 방목지에 불을 놓아 진드기 등 해충을 없애 가축에게 먹이기 좋은 풀을 얻고, 불에 탄 재는 비옥한 땅을 만드는 데 사용한 조상들의 지혜에서 유래했다.

들불축제가 열리는 애월읍 새별오름은 높이 119m, 둘레 2713m, 면적 52만2216㎡이다.이 가운데 들불이 타는 면적은 30만㎡로 축구장 42개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불 관련 축제다.

이와함께 제주교향악단 정기연주회(2.7)와 기적의도서관 2020 겨울독서캠프(2.7~8), 우당도서관 개관 36주년 기념행사(2.15~16) 등의 문화예술 행사가 취소됐다.

스포츠 행사인 경우 2월 대부분의 행사가 연기됐다.

제11회 탐라배 전국 초등학교 야구대회(2.1~8)와 2020 제주평화기 전국태권도 대회 및 제4회 태권도 품새대회(2.13~23), 제26회 도지사기 생활체육 전도 테니스대회(2.29), 제15회 전국우수 고교 윈터리그 야구대회(2월 중순), 제26회 전국팔도 중학야구대회(2월 중순), 제47회 도지사기 배드민턴대회(3.7~8) 등이 잠정 연기 소식을 알렸다. 2020년 칠십리 춘계 전국 유소년 축구연맹전(2.10~16)은 취소됐다.

오는 11일 예정된 2020년 경제 활성화 도민대토론회는 4·15 총선 이후로 일정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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