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어머님, 당신은 연어의 종착역 반월산에 계십니다
아버지와 함께 나란히 누워서 손을 잡고 계십니다
밤하늘 별빛을 헤아리며 반월산을 지키고 계십니다
나도 언젠가는 연어의 종착역으로 갈 수 있을까
반월산에 나란히 누워서 별빛을 헤아릴 수 있을까
작은 항아리가 아니라 관에 누워서 흙이 될 수 있을까
이 세상은 이제 오직 살아있는 사람들의 것이 되었을까
죽은 사람들에게는 이제 땅 한 평도 허락될 수 없을까
갈수록 죽은 사람들에게 인색해지는 세상이 좋은 것일까
나는 늘 죽어서라도 나란히 눕고 싶은 사람이 있다
나란히 서 있는 나무로 부활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뿌리는 땅 속에서 한 몸이 되고 손도 잡고 싶은 사람이 있다
제주에서는 14일 동안 굿을 하는 제주큰굿이 있다
두이레 열나흘 굿, 차례차례 제 차례 굿이라고 한다
죽은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제주도가 더 좋을 수도 있다
제주도 심방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젯부기 삼 형제
초공본풀이 들어보자 유정승 따님애기 함께 들어나 보자
시인도 심방처럼 신과 인간을 연결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초공본풀이를 읽다가 사마천을 읽는다 사기를 읽는다
사마천의 사기를 읽으면 나도 모르게 북간도로 간다
윤동주 시인이 그리워하던 어머니는 어디로 가고
어머니 가슴에 묻힌 윤동주만 북간도에 묻혀 있다
비석을 미리 준비했던 할아버지는 어디로 가고
할아버지 가슴에 묻힌 윤동주만 북간도에 있다
함께 걱정하던 명동촌 사람들은 모두 어디 가고
윤동주와 송몽규만 나란히 누워서 지키고 있을까
그 많던 명동촌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떠나가고
윤동주와 송몽규의 무덤과 생가만 겨우 살아 있구나
죽어서도 살아남은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 살아갈까
https://youtu.be/QYdGkDay3Js?si=xs04E4hsHfSAdk0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