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광명(光明)의 제단(祭壇)이 무너지기 전
심지에 불을 붙이면
눈물이 먼저 나왔다
고인 눈물이 넘치면
둑이 무너져 내렸다
촛대 없이 세우려고
바닥에 눈물 흘렸다
초의 눈물 파라핀은
교실 바닥 반짝였다
제삿날 밤의 촛불은
저승 먼 길을 밝혔고
교회 제단의 촛불은
천국 먼 길을 밝혔다
촛불 하나의 사랑이
세상을 환하게 했다
초의 몸 무너질수록
마음은 더욱 환하다
1988년 <문학사상> 신인상, 198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땅의 뿌리><잠시 머물다 가는 지상에서><길 끝에 서 있는 길><꿈섬><우리들의 고향><서천꽃밭 달문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