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_(1934.12.24. 윤동주 17세, 최초의 작품)
1.16 _(1934.12.24. 윤동주 17세, 최초의 작품)
1934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북간도 명동촌에는 눈발이 흩날렸다
송몽규의 술가락 이야기가 흩날렸다
윤동주 시인은 드디어 거울을 보았다
2021년 3월 21일 봄이 오는 길목에서
한강 작가는 거울 세 개를 밖에 놓았다
마당 북쪽에 있는 나무가 햇빛을 보도록,
한강 작가의 거울이 나의 길을 비춘다
윤동주의 거울과 한강의 거울이 보인다
허수아비들이 가을 들판으로 걸어온다
그런데 왜 허수아비들은 한 번 멈추면
더 이상 걸어가지 않고 왜 팔을 벌릴까
나는 아직 멈출 수 없다 허수아비가 아니다
가을 들길을 걸어 와온(臥溫)으로 간다
와온(臥溫)에서는 모두가 우리가 된다
칠게와 짱뚱어도 갯벌에서 우리가 된다
산 위에는 누워있는 소가 있고
산 아래는 따뜻한 물이 있다는
와온(臥溫)에서 우리는
누워있는 소도 보지 못하고
따뜻한 물도 보지를 못한다
오늘은 다만 칠게와 짱뚱어
같은 너와 내가 석양에 젖는다
너는 나의 거울이고 나는 너의 거울이다
* 와온해변은 전라남도 순천시 해룡면 상내리 와온마을에 위치한 해변이다. 한 스님이 인근 산봉우리에 있는 바위를 보고 소가 누워 있는 형상을 하고 있으며, 산 아래로 따뜻한 물이 흐른다고 말해 이후부터 와온(臥溫)이라 부른다고 한다. 남서쪽으로는 고흥반도와 순천만, 동쪽으로는 전라남도 여수시 율촌면 가장리에 인접한 조용한 해변으로 길이는 약 3㎞다. 낙조풍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와온해변 앞에 있는 솔섬 너머로 해가 넘어가는 모습은 장관을 연출한다. 썰물로 인해 드넓은 개펄이 드러나는데, S자 라인으로 좁고 구불구불한 물길이 생긴다. 또한 흑두루미를 비롯한 겨울 철새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