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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둥아 참으로 고맙다

4.4 북국(北國)의 거리

by 강산





막둥아 참으로 고맙다

4.4 북국(北國)의 거리





참으로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왔다

연어의 종착역에 있는

고향집 담장이 무너져서

삼기천과 호남고속도로와

차일봉이 들어와 마당이 되었다


오랜만에 아궁이에 불을 넣는다

마음속 구들장 아래 숨어 있던

어둠이 굴뚝으로 빠져나간다

스스로 떠나가신 어머니를 안는다

죽도록 미워했던 아버지도 품는다


어머니 아버지 나란히 누워계신

반월산으로 간다

반월산 아래 펼쳐진 고향이 따뜻하다

각단들 들머리를 지키는 막둥이네 집

막둥아, 참으로 고맙다

끝까지 고향을 지켜준 막둥아 고맙다


길을 지나다가 잠시 얼굴만 보아도

정류장에서 잠시 잠깐 얼굴만 보아도

참으로 정다운 나이가 되었구나

종길이 엄마를 모시고 가던 옥자야

트럭을 운전하고 어디론가 지나가던 막둥아

주만이 집 앞 정류장에서 잠시 만난 종길아

그리고 어디선가

고향을 생각하고 있을 모든 친구들아

올 추석을 더욱 풍성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10년 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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