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산 시인의 세상 읽기 &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7
- 강산 시인의 세상 읽기 &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7
나는 요즘 예수님과 부처님 생각을 많이 한다. 예수님은 어쩌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가 아닐까 생각을 한다. 아스클레피오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영웅은 아닐까 생각을 한다. 신들의 세상에서 인간의 세상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신과 인간의 중간쯤에 있는 영웅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아버지는 하느님이신 신이며 어머니는 마리아 인간 사이에서 태어나신 영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것들은 믿지 않는 사람들은 예수님을 평민 이하의 가정에서 태어난 불쌍한 아이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불우한 가정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 혁명을 꿈꾸었던 혁명가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에 비하여 석가모니 부처님은 왕족이었음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무엇이든지 가질 수 있는 풍족한 가정형편 때문에 그는 어린시절부터 좋은 교육을 충분히 받았고 또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도 충분히 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다. 따라서 사회를 변혁시키는 혁명을 꿈꾸기 보다는 자기 자신의 내면 세계를 갈고 닦는 수행자의 길을 걸을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예수님 같은 혁명가도 필요하고 석가모니 부처님 같은 수행자도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요즘 성경과 불경에 관심이 많다. 성경은 핵심만을 잘 뽑아서 책 한 권으로 잘 정리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신부님과 목사님은 평생 한 권의 책만 열심히 읽고 실천하면 된다. 그에 비해서 불경은 너무나 방대하고 해석 또한 다양하게 할 수 있어서 통일성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둘 다 장점과 단점이 있을 것이다. 서양과 동양의 세계관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길을 가야만 할까? 내가 꿈꾸는 이어도공화국은 또한 어떤 방향으로 가야만 할까? 고민이 깊어지는 밤이다.
카오스에서 코스모스로 가는 여정에서 태어난 최초의 신들을 생각한다. 성경은 어쩌면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한 권의 책으로 다시 쓴 책은 아닐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사람들이 믿지 않기 시작하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던 것은 아닐까? 빈 공간이었던 카오스에서 가이아가 생겨나고 타르타로스가 생겨나고 에로스가 탄생하고 우라노스와 크로노스가 탄생하고 레아와 제우스가 살아남고......, 그리하여 세상은 차츰 질서를 찾아가 코스모스의 세상이 되고...., 내가 새롭게 꿈꾸는 이어도공화국은 산 사람들과 죽음 사람들이 조화롭게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나라를 꿈꾸고....., 나에게는 죽어서도 함께 살고 싶은 사람들이 많고 죽어서도 가끔 만나고 싶은 사람들도 많고 .....,
죽어서도 가끔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생각한다
죽어서도 늘 함께 살고 싶은 사람들을 생각한다
이어도공화국은 삶과 죽음이 정답게 함께 사는 곳이다
살아서 만난 사람들과 죽어서도 함께 살 수 있는 나라를 꿈꾼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잘 모르겠다
꿈에 본 그대의 자욱한 입김인지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저 속에서 자꾸만 숨소리 들린다
오른쪽 놈들이
곧
추월할 것 같다
그리고
올해는
수국꽃 색이 달라진다
어머니께서
새로운 시대에 맞게
칼라로
염색을 하고 계신다
남들은
벌써
다
익어서
수확이
끝났는데
아직도
푸른
청보리로
서 있으면
어쩌란 말이냐
역시 나는
구멍 낚시에
소질이 없다
보리수나무를 제주에서는 볼레낭 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볼래낭으로 듣는다
무엇을 보여주겠다는 것인지는 몰라도
하여간 우리들에게
볼래? 라고 물어보는 나무이니
호기심이 많은 나는 우선 보겠다고 대답한다
나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은
보리수나무와 보리장나무와 보리밥나무를
잘 구별하지 못한다
내가 확실하게 아는 것은
어린시절 고향 부자집 뒤안에 있었던
포리똥나무 열매를 몰래 따먹던 기억과
월라봉 볼레낭길의 볼레낭과
이어도공화국의 볼래낭이 전부다
나는 아직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깨달으셨다는
인도의 보리수나무를 직접 보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이미 보았다
부처님께서 보았던 마음을 보았다
볼레낭길의 볼래낭들은
큰 나무를 기어 올라가 하늘이 되거나
낭떠러지를 타고 내려가 바다가 된다
자세히 보면
너와 나의 마음의 빛깔이 그러하듯
하늘의 빛깔도 하나가 아니고
바다의 빛깔도 하나가 아니다
그리고 한 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보인다
큰 나무를 기어 올라갔던 하늘은
그 큰 나무와 함께 무너지고
낭떠러지를 타고 내려갔던 바다는
인동초꽃들이 혼신을 다하여 끌어올리고 있다
바로 그 곳 박수기정에서
떨어져 죽은 영혼들이 다시 한 번 기어오르고 있다
인동꽃 손에 끌려올라온 젖은 영혼들이
곁에 있는
유반석 아래 사는 푸른 비둘기를 만나고 있다
우리들의 예수님은
너무 지치셔서
십자가에서
내려오시는 것을
아예 잊어버린 것일까
우리들의 부처님은
너무 굶으셔서
요요현상으로
몸이 무거워서
더 이상 걸을 수 없는 것일까
점령군이 들어와
환갑을 휠씬 넘겨버린
식민지의 땅
이제는 빈 십자가와
빈 연꽃만 무성하구나
우리들의 메시아는 이제
공중에 매달려
십자가상으로만 흔들리고
우리들의 부처님은 이제
무거운 돌이 되거나
빛나는 금옷에 갇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물의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