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시인의 세상 읽기 &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절벽이라는 말과 벼랑이라는 말을 생각한다
벼랑이라는 말과 낭떠러지라는 말을 생각한다
단애라는 말과 난간이라는 말을 생각한다
비슷한 말이지만 절벽은 벽이라는 말 때문에
수직 절벽 아래에서 더 잘 어울리는 말이다
나는 오늘 가장 낮은 길을 걸으며
월라봉 단애 뿌리에서 절벽을 올려다 본다
이어도공화국 곁에 월라봉 단애가 있다. 월라봉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있다. 흔히, 사람들이 박수기정 절벽이라고 한다. 절벽 위로는 올레길이 있다. 박수기정이란 팻말 앞에서 보는 바다 풍광이 절경이다. 마라도와 형제섬이 보이는 바다 풍경을 보면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하지만 여기는 위험한 구간이다. 바로 곁이 수직 낭떠러지이기 때문이다. 처음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여기가 그렇게 위험한 곳이라는 사실을 알 수 없다. 그래서 사진을 찍다가 떨어져 죽을 수도 있다. 80미터가 넘는 수직 낭떠러지라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 한 발짝 때문에 바로 사망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바로 여기에서 실수로 죽은 사람도 있고 스스로 떨어져 죽은 사람도 있으니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한다.
월라봉 단애는 낭떠러지 위로 걷는 일도 위험하지만 절벽 아래로 걷는 일도 위험하다. 절벽 아래는 길이 없고 바위들로 가득하다. 또한 바닷물이 들어오면 바위 위로도 잘 다닐 수 없다. 그래서 큰 맘 먹고 이 길을 가려면 반드시 조수간만의 차와 조간대 시간을 반드시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황개천과 대평포구 사이에서 갇히는 불상사가 있으니 각별히 조심하길 바란다. 그리고 가능한 나처럼 혼자 가지 말고 누군가와 함께 가길 바란다. 그래야만 혹시 발을 삐더라도 무사히 구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