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산 Mar 03. 2022

이어도공화국 일기 3

아픈 어깨로 하늘을 짊어지고






이어도공화국 일기 3




나는 아직도 나를 잘 모른다

가장 아픈 곳이 중심이 된다

요즘 자꾸 어깨에 손이 간다

우크라이나 생각을 자주 한다 


어깨를 보살피니 만세를 한다

기지개를 켜도 이제는 괜찮다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세계

러시아 침공을 반대하는 인류 


어깨에 맞는 주사는 무엇일까

내가 복용하는 약은 무엇일까 


가까운 정형외과에 가서 묻는다

나의 가슴뼈와 어깨뼈를 본다

가슴뼈를 묶어준 철사를 본다

나는 지금 무엇으로 살고 있을까 


나는 뼈일까 살일까 피일까


내가 그동안 어깨에 맞았던 것은

인대강화주사가 맞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은 연골 주사를 맞았다

일종의 윤활액 주사라고했다

연골에 기름칠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뼈와 뼈 사이에 기름칠을 한 것이라고 한다 


전기체료를 받고

단파치료를 받고

찜질치료를 받고


처방전을 받아 바로 앞 

바다약국에서 또 물어보니

약은

신경통약

위장약

염증약

이라고 한다


나는 오늘도

나의 아픈 어깨로

겨울과 봄 하늘을 짊어지고 돌아온다


나는 요즘 어린왕자와

노인과 바다를 다시 들으며 

아픈 어깨를 어루만지며 새로운 꿈을 꾼다





 



* 인대강화주사

https://blog.naver.com/jinee0701/222429270544


프롤로 치료(Prolotherapy)란 증식(Prolferation)이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말로 우리  몸의 자가회복 반응을 활용한 치료법으로 건, 인대 강화를 통한 통증 치료에 활용된다.   


프롤로 주사는 고농도의 포도당을 손상 부위에 주사하여 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이 염증이 낫는 과정에서 세포증식을 유도하고 이는 다시 새로운 조직이 만들어지도록 유도한다. 즉 손상된 조직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결국, 인대강화주사란 염증을 유발시키는 주사였구나!





강산 2017년 3월 2일  ·           

나무와 태극기



나무는 어디에 뿌리를 내리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좀 자란 나무들은 제자리를 찾아주고

아직 어린나무들은 화분에 옮겨 심었다

다음에 제자리에 옮겨 심을 때

뿌리를 덜 다치게 하기 위해서다

구실잣밤나무는 예상보다 뿌리가 길었다

아무래도 나중에 큰 키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뿌리가 깊어야만 하리라

평생

무성한 잎들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큰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뿌리가 필요하리라

나무들이

어디에 뿌리를 내리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듯

우리의 태극기는

누구의 손에 들리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

우리들의 삼일정신이었던 태극기가

이상한 사람들에 의해 정신을 잃어버렸다

삼일절에도 이제는 태극기를 당당히 내어 달 수 없다

나는 오늘

태극기의 물결 속에서

거대하게 물결치는 성조기가 더욱 수상하다

태극기와 성조기들 사이에서 나부끼는 새마을기. . . ,

아, 어디에도 뿌리내릴 수 없는 마음들이 착잡하기만 하다

우리들의 태극기는 이제 다시 어디에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우리들의 촛불은 태극기를 태울 수 있을까

우리들의 촛불은 태극기의 가슴 속 따뜻한 심장이 될 수 있을까

밤부터 비가 내린다

옮겨심은 나무들은 좋겠지만, 촛불이 꺼질까 염려스럽다

또한 밤비에

촛불이 살아남기 위하여 횃불로 번져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이재정 1일 


<독새기 구멍과 자연광의 미학>


봄이 오는 길목에 작은 우주가 열렸다. 

고요한 어둠이 내려 앉은 노랑굴 속으로 '자연광’이 반짝였다. 

김정근 옹기장이 직접 16㎡(5평) 안에 만든 거대한 우주는 현무암과 흙으로 만들어졌고 지난 가을, 강원도 양구(백자박물관)로 수출되어 호평을 받았다.

보일러 고장으로 겨울 한주를 날린 마지막 날, 마침 ‘굴’이 열려 다행이다.

화산섬 굴대장이 육지 작가들을 불러 모았다. 열 일곱명의 도내외 작가들이 3박4일 제주옹기를 굽기 위해 모였다니,

‘대단하다’ 개국 이래 처음이지 않을까.

제주 옹기를 만드는 과정이 타 지역과 다르니 모였다고 한다. 

제주 흙은 타 지역에 비해 입자가 곱고 수축이 심하니 (작업을 하면서 그들은) 뒤틀리고 갈라지는, 불(그릇이 놓여진)의 위치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리라. 

덕분에 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풍부한 표현을 만날 수 있었고 또 유약을 바르지 않고 구우니 옹기가 살아 숨 쉬는 광경을 보았으리라.

‘동네 심방 아니 알아준다’는 말이 있지만, 동네심방 김정근 작가와 제주 옹기는 그러지 않기를 소망한다.

제주 옹기를 일년 가까이 촬영한 두 가지 이유가 된다. 화산섬과 김정근 작가를 알아가는 과정은 덤이고 매력적이다. 

이런 경험은 나에게도 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어 줄 것이다.

‘화산섬의 자존심’이 다시 불을 지폈고 굴을 만들고 마침내 세상을 연다.

족은 아들까지, 성큼한 아들 둘이 중년 남자의 곁에서 성장하는 모습은 자연.自然스러웠고 아름다웠다. 제주 옹기장의 맥이 청년들과 자연스럽게 연결, 끊기지 않을 것 같아 듬직했다.

‘예술’은 가까이 있다. 화산섬의 원시.原始와 더불어, 여전히 나도 성장중이다.





조하성봉 21시간


눈 내린 천왕봉 위로 뜬 보름달을 본 적이 있나요.
당연 없겠지요.

세상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이어도공화국 일기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