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산 시인의 세상 읽기 &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나에게는 꿈이 하나 있다
나는 아름다운 산을 하나 가꾸고 싶다
그 산에 나무를 심고 나무를 가꾸며
나무처럼 살고 싶다
그 숲 속에 조촐한 집을 하나 짓고 싶다
삶에 지친 영혼들을 위한
쉼터를 만들고 싶다
그 쉼터에는 세상에서 실패한 사람들이
가끔 찾아오면 좋겠다
절망이 너무 깊어서
스스로 죽고 싶은 사람들이
아주 가끔 찾아오면 좋겠다
아무런 부담 없이
누구라도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그러면 나는 그들과 함께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들의 억울함이 풀릴 때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다
세상에 대하여
너무나 분노한 사람들과
한 때의 실수 때문에
세상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을 위하여
나는 그들과 함께
그들의 나무를 심어주고 싶다
산에 나무를 함께 심으면서
그들의 아픈 가슴에도
또 다른 희망의 나무를 심고
사랑의 씨앗을 뿌려주고 싶다
자연의 큰 거울 앞에서
희망을 되찾은 그들이
다시 세상 속으로 돌아간 다음에도
나는
그들과 내가 함께 심었던
그들의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안부 편지와 함께 가끔 보내주고 싶다
세상으로 돌아간 그들은
언제라도
자신의 자라나는 나무를
보기 위하여 올 수 있으면 좋겠다
직접 올 수 없더라도
늘 가슴속에서 함께 자라나는
자신의 나무 때문에
더욱 힘을 얻을 수 있으면 참 좋겠다
그리하여 우리가 끝끝내
함께 가야 할 길
겨울이 깊을수록
더 잘 보이는 길
실패한 사람을
함께 이끌어주고
넘어진 사람을
함께 일으켜 세워주고
억울한 사람의 억울함을
우리들이 함께 풀어주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데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으면 나는 정말 좋겠다
나의 오랜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산이나 아름다운 섬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산이나 섬을 확보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리하여 나는 현실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려고 한다. 먼 훗날 또 다른 내가 나타나서 아름다운 산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세상을 꼭 만들어주길 기도한다. 나는 그 아름다운 세상의 작은 씨앗이라도 되고 싶다. 요즘 내가 만들고 있는 이어도공화국 베이스캠프가 그 작은 씨앗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혹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각자의 처지에 맞도록, 작지만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어 연합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은 씨앗들이 모여 아름다운 숲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일종의 <아름다운 무료쉼터연합>을 만들면 어떨까 혼자 생각해 본다.
하지만 나는 이제 서두르지 않는다. 욕심을 부리지도 않는다. 나는 다만 내가 가진 아름다운 씨앗을 잘 심고 아름답게 가꾸고 싶을 뿐이다. 먼 훗날 그 아름다운 씨앗이 아름다운 숲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희망 때문에 나는 오늘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다.
이어도공화국 베이스캠프 이름을 이어도서천꽃밭이라고 정했다. 달문moon이라는 이름도 좋지만 이어도서천꽃밭이라고 정했다. 나는 오래도록 이어도로 살았다. 그리고 이어도공화국을 만들기 위하여 30년 넘게 준비를 하였다. 이어도는 제주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향인 동시에 죽은 사람들이 모여서 산다고 생각하는 특별한 섬이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그 섬에서 홀로 꿈꾸며 살았다. 그러다가 생각 속에만 존재하는 섬을 실제로 만들고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이어도종합해양과학기지가 생기면서 내가 생각했던 이어도에 대한 상상력에 오히려 상처를 입게 되었다. 제주도 사람들이 오래도록 꿈꾸어온 이상향을, 바다 가운데 세워진 철탑 하나로 규정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내가 생각하는 이어도는 이어도종합해양과학기지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이어도는 차라리 불로초를 찾으려고 제주도에 왔다는 서복과지의 주인공, 서복선생이 만들었다는 어느 섬에 더 가까울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서천꽃밭과 합해서 이어도서천꽃밭이라고 이름을 정했다. 바로 이 이어도서천꽃밭에서 이어도공화국을 꿈꾸며 만들 작정이다. 이어도서천꽃밭에서 나는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위하여 살살이꽃 뼈살이꽃 숨살이꽃을 가꾸며 아픈 사람들을 위하여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갈 작정이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하여 제주도의 아름다운 곶자왈을 많이 알아보았다. 그러다가 좋은 기회가 있어서 성사될 뻔하였는데 결국 중단되고 말았다. 그리고 연어의 종착역이 있는 고향집과 반월산을 염두하고 추진을 하였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작은 고향집과 작은 반월산자락을 구했을 뿐 구체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중단된 상태로 있다. 또한 정읍사의 고장 정읍에, 옥정호가 앞마당으로 펼쳐진 종석산에 이어도공화국을 만들기 위하여 추진하였으나, 산을 구입하고 교육까지 받아서 임업 후계자가 되었으나 믿었던 친구와 가는 길이 달라서 역시 중단된 상태에 있다.
하지만 눈을 똑바로 뜨고 세상을 다시 한번 둘러보니 참 좋은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또한 나름대로 잘 꿈꾸고 잘 가꾸고 있는 좋은 사람들이 내 곁에는 아직도 참 많이 남아있다. 김도수 시인을 비롯하여 지리산 섬진강 시인들 그리고 아름다운 여수 시인들도 의미 있는 별장들을 소유한 사람들이 많아서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합칠 수 있다면 내가 구상 중인 <아름다운 무료쉼터 연합>은 실현 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특히,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폐가들을 활용하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요즘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아름다운 제주도에 이어도서촌꽂밭을 더욱 의미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만 할 것이다. 추진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내가 먼저 앞장서서 작고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