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 증후군
의사: "어머님, 혹시 이전 병원에서 들으신 바 있으실까요?"
나: "네? 뭘........?"
의사: "윌리엄스 증후군이 의심돼서요."
나: "염색체 검사했을 때 특이소견 없다고 들었는데요?"
의사: "그래요? (차트를 넘기며) 일반 염색체 검사를 하셨네요. 그걸로는 나오지 않아요."
"지금 심장 질환이나, 외모적 특징으로 봤을 때 윌리엄스 증후군이 의심됩니다."
이제 막 백일이 지난 둘째 아이의 대동맥 상부 축착이라는 심장질환 검사를 위해 들른 대형병원에서 만난 의사는 말했다. 윌리엄스 증후군이 의심된다고. 당황스러운 이야기이긴 했으나, 그리 놀랍진 않았다. 내심 어딘지 모르게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 다운증후군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잠자는 아이의 얼굴을 유심히 관찰했던 적도 있다. 그간 우리 부부는 우리를 닮은 듯 안 닮은 아이를 보며 100일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 애써 위로하던 중이었다. (*윌리엄스 증후군은 비슷한 얼굴 특징을 보이지만 개개인마다 편차가 크고,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경우도 있다.)
진료실을 나오자마자 빠르게 검색했다.
“윌리엄스 증후군이란 7번 염색체의 미세 결실로…..(중략) 심장질환이 흔하고.. 탈창이 있을 수 있고, 잘 삼키질 못해 수유가 어렵고.. 발달에 지연을 보이며…”
체크 리스트를 하나씩 채워가듯 증후군의 많은 증상이 우리 아이에게 해당됐다. 계속 읽어 내려갔다. “언어적 능력이 뛰어나 외국어를 많게는 26개나 하고, 음악적 능력도 우수하다.”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첫날 괜찮았던 마음은 며칠 뒤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세상이 야속해서 종일 눈물이 났다. “제발 아니게만 해주세요. 그럼 평생 봉사하며 착하게 살게요.”라고 빌기도 했다. 아이를 바라보는 게 힘들기도 했다. 온갖 나쁜 생각들이 날 괴롭혔다. 셋이 살 때 참 행복했는데 왜 넷은 이럴까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나는 애미이기 이전에 이기적인 인간일 뿐인 걸까. 이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자책했다. 절망적인 마음이 한풀 꺾이고 나자 여태 내 삶의 모든 건 그저 운이 좋았기 때문에 가능했음을 깨달았다.
갖가지 마음으로 괴로워하던 나와는 달리 남편은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그런 그에게 “넌 괜찮아?”하고 다그치듯 물었다. 남편은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기든 아니든 우리 아들이란 사실은 변함없는데 뭐. 앞으로 더 재미있게, 잘 살면 되지! 난 정말이지 둘째 덕에 우리 삶이 더 특별해질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남편의 단단한 마음과 태도 덕인지 이후의 나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그리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증후군에 대해 그리고 뇌과학에 대해. 찾아볼 수록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를 누구 못지않게, 남부럽지 않게 잘 키워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래 내 아이가 윌리엄스 증후군이라면 어쩔 수 없지. 음악 천재로 키우는 수밖에. #오히려 좋아#가보자고
윌리엄스 증후군이란?
윌리암스 증후군은 7번 염색체 이상과 관련된 근접 유전자 증후군입니다. 특징적인 임상 소견을 보입니다. 출생아 2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합니다. 이하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