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movie sketch
요시다 다이하치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나는 실패는 받아들일 수 있다. 모두가 무언가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도도 하지 않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마이클 조던-
도전하는 사람은 실패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실패한 것은 시간이 지나 새로운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Hot한 감독 요시다 다이하치의 영화 <아름다운 별>은 실패작일 수도 있으나 새롭습니다.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아름다운 별>(1962)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평범한 가족들이 차례로 외계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유명 기상캐스터인 오스기는 간신히 형태를 유지하는 불안 불안한 가족의 가장입니다. 남몰래 어린 여자 후배와 바람피우는 남편, 알바를 전전하며 삶에 안착하지 못하는 반반한 아들, 친구 하나 없이 타인과 어울리지 못하는 딸. 외로이 방치된 엄마의 4인 가족이죠.
영화가 시작되면 가족들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아빠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입니다. 명목뿐인 가족 모임에 누구 하나 즐거워하지 않습니다. 영화의 시작과 끝을 보면 그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드러난다고 하죠. <아름다운 별>은 SF 판타지를 가장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너무 가까워 아름다움을 모르는 지구처럼 가장 가까이 있지만 죽을 때까지 이해하기 어려운 가족에 대해 말입니다.
영화에서 엄마를 제외한 주인공들은 어느 순간 스스로가 외계인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옵니다. 그 설정을 가족의 이야기로 해석해보면 그들은 가족이라는 별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익숙하고 지루한 가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아를 확립하고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합니다. 한마디로 이 말을 듣고 싶은 겁니다.
'너는 특별해'
가족 중에 엄마가 유일한 지구인인 것은 의미심장한 설정입니다. 나 잘났다고 뿔뿔이 흩어지는 가족들을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지구에 발 디디고 살아가는 '엄마'라는 존재입니다. 여기까지는 꽤 괜찮은 설정인 것 같았죠. 문제는 가족들의 각성 후부터 이어지는 황당한 사건들입니다. 독특한 상황 설정은 길어질수록 평범한 이야기보다도 더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공감대를 형성할 수가 없으니까요. <아름다운 별>은 그 흔한 배경음악마저 없이 마치 다큐처럼 인물들을 관조합니다. 절대 보기 편한 영화는 아니죠.
스포일러 있어요!!!
각성한 가족들은 마지막 장면까지 외계인과 정신착란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고 갑니다. 의문의 아티스트와 성관계없이 금성인을 임신했다고 믿는 딸의 이야기가 사실은 약을 먹여 기억에 없이 성폭행을 하는 남자의 수법이었다라던가 아들과 아빠 그리고 또 다른 수성인의 설전이 장난감 버튼 하나를 두고 벌어진 일 이라던가. 유일한 지구인인 엄마는 뿔뿔이 흩어진 가족에게 따로따로 '좋은' 물을 권합니다. 다단계 '아름다운 물' 회사는 좋은 물의 거짓이 탄로 나 망하죠. 영화는 말합니다. 지구는 물이 있어서 아름다운 것이라고.
<아름다운 별>은 굉장히 상징적인 영화입니다. 영화의 시작 이후로 단 한 번도 함께 모이지 않았던 가족들은 아빠의 죽음을 앞두고 힘을 합칩니다. 죽어가는 오스기는 우주선을 타고 물이 있어 아름다운 지구를 바라보며 떠나갑니다. 멀리서 보면 아름답고 떠나오면 소중함을 느끼는 '가족'이라는 별을 말이죠.
요시다 다이하치의 <아름다운 별>은 나름 의미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무책임한 개성을 남발해 보기 힘들긴 하지만 덕분에 관객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아름다운 별>의 무모함으로 요시다 감독의 다음 영화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