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들녘

말없이 지칠 줄 모르는 따뜻한 햇볕 영접해

고루 몸담은 포근한 황금 들녘은

지나는 이의 부푼 가슴까지 몰래 불러 모아

제 앞에 앉혀놓고 수많은 이야기보따리를

겸허한 모습으로 살며시 풀어놓는다


는지럭거리는 손등 보여주며 건네는

소박한 농부의 사랑스러운 손길부터

걸걸한 목소리의 고운 심성 간직한

아내의 맛깔스러운 음식 내음까지

쉼 없이 이어지는 잔잔한 음색은


어느새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낮고 낮은 이 땅에 가까운 눈높이를 두던

꼬마의 아장아장한 걸음걸이를 뒤쫓게 하며

유년의 아름다운 시간 속을 다시 유영하며

순박한 설렘에 푹 빠져 들어가 편안한 꿈 꾸던

시절을 내어주며 잠시 쉬어가라 손 내민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물먹는 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