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의 마침표

무지근하게 깊숙이 막힌 답답한 가슴을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건져내어

짭짤한 바닷물로 씻어내어

시원한 바닷바람에 조용히 말려본다


모래 위에 털썩 주저앉아

맨발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담담히 맞이한 상처를 바라보며

한 점의 여린 쉼표를 찍어본다


멀리 드넓은 바다의 끝과 마주한 덕에

한없이 그와 닮고 닮은 하늘이

멍하니 바라기 한 머리 위를

똑똑 두드리며

위로의 빗방울 촉촉이 뿌려 놓자


세상의 모든 길이 환하게 열리며

끊어진 듯 이어진 줄임표의 흔적은

한둘씩 사라지고

결국 마침표만이 남아

또 다른 새로운 시간의 시작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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