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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 diem)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다름 아닌 영화의 한 장면일 것이다.


'현재를 잡아라(영어로는 Seize the day 또는 Pluck the day)'로 번역되는 라틴어로, 우리나라에서는 ‘현재를 즐겨라’라는 말로 흔히 이해하면서 쓰고 있는 말이다.


이 말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1989)에서 웰튼 아카데미(Welton Academy)에 영어 선생님이자 이 학교의 졸업자인 선배로 등장하는 로빈 윌리엄스(키팅 선생 역)는 "카르페 디엠, 오늘을 즐겨라, 소년들이여, 삶을 비상하게 만들어라."라고 말함으로써 유명한 대사의 탄생을 알렸다.


미국 영화 연구소(AFI)는 미국 영화 역사에서 100대의 명대사 기록을 뽑았는데, 이 대사 역시, 순위 안에 뽑히기도 하였다.


영화에서 이 말은 고정된 관습과 정지된 답답한 규율에 반대하는 청소년들의 자율적 움직임과 정신을 표현하도록 만든 말로 쓰였다. 키팅 선생은 영화에서 이 말을 통해, 불투명한 ‘미래’를 위해 현재의 삶의 아름다운 낭만과 즐거운 시간들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학생들의 슬픈 눈동자를 마주하며, 학생들에게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이 무엇보다도 확실하며, 현재의 행복을 느끼고 누릴 수 있을 때 미래도 또한 존재할 수 있음을 알리며, ‘현재가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라는 의미를 일깨워주고 있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사실 고대 로마 후기 공화국의 서정시인인 호라티우스의 송가(ode)의 한 구절로부터 유래했다. 송가는 그리스어의 노래(id)에서 유래한 말로, 악기에 맞춰 부르는 노래를 의미했으나, 근대에 와서는 주로 운율이 있는 서정시를 말한다.



“짧은 기간. 우리가 말하는 동안에, 질투의 시간은 도망가게 된다.


현재를 잡아라, 가급적 내일이란 말은 최소한만 믿어라.


(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



외래어는 번역되기 나름인데, 번역된 구절에는 Carpe diem을 (Seize the day)로 해석했다.


기본 단어 그대로를 살펴보자면, '카르페'(Carpe)는 '뽑다'라는 의미를, '카르포'(Carpo)는 명령형으로 사용되었으나, 오비디우스가 "즐기다, 잡다, 이용하다"라는 뜻으로 단어의 의미를 정의했다.


디엠(Diem)은 '날'을 의미하는 '디에스'(dies)의 목적격으로 사용함으로써, ‘현재를 즐겨라’라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이 구절은 보통 호라티우스가 지닌 에피쿠로스학파의 영향을 담고 있기 때문에, 뜻을 오용해, 향락으로 인생을 살아도 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 시는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힘들고 어려운 삶이지만, 좌절하거나 힘겨워하지 말고, 현재를 긍정적으로 살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행복한 미래를 위해 과거와 현재를 반납하고 고개 숙인 현대인에게 가장 가슴 깊게 다가오는 구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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