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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유클리드 기하학

고정관념을 깨다.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신세계를 맞이하는 일은 흥미롭지만, 충격적이기도 하다. 어느 화창한 가을, 한 수학 강의를 접하게 되었는데, 강의 제목은 ‘非유클리드 기하학’이었다.


기하학은 크게 유클리드 기하학과 비유클리드 기하학으로 나눈다.


먼저 유클리드 기하학은 그리스의 수학자 유클리드가 「원론」에서 보인 10개의 공리 및 공준, 또는 이들을 수정한 것을 바탕으로 점, 선, 각, 표면, 입체 등에 대해 연구한 내용을 의미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정규 교육과정에서 배운 공식들이 거의 이 유클리드 기하학에 속한다고 보아도 된다.


쌍곡선 기하학, 이를 다소 수정된 형식인 리만 기하학을 타원 기하학이라 하였고, 이들 두 새로운 기하학에 대하여 유클리드 기하학은 그 중간에 존재하기 때문에 이것은 포물선 기하학이라 칭하게 된다.



유클리드 기하학의 제 5 공리인 "평행선 공리"를 보면, "직선 밖의 한 점 P를 지나고 그 직선과 만나지 않는 직선은 점 P와 주어진 직선을 포함하는 평면에서 오직 하나이다." 즉, 평행선은 아무리 연장을 해도 만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라고 되어있다. 이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탄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셈이 된다.


19c에 이르러 이러한 당연한 공리를 움직여 보려는 발단을 유도하게 된다. 즉, 유클리드의 5번째 공리를 부정해 보자는 발상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당시로써는 거의 충격에 가까운 일이었다. 실제로 수학사적으로도 어마어마한 파문을 일으켰으며, 사상사에서도 진화론이나 상대성이론의 탄생과도 비교될 정도로 물리적 세계에 대한 인간의 생각은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현대에 이르러서야 무한대의 개념 정립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클리디안 평면에서 평행선이 만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야노스 보여이 등의 수학자들이 직선 밖의 한 점을 지나는 직선이 무한히 있다고 가정하여 유클리드 기하학의 나머지 공리와 결합시켜 새로운 기하학을 세우게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다섯 번째 공리를 부정해도 모순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발견은 19세기 수학사 중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손꼽힌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라는 이름은 가우스가 처음 사용했으며,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대상이 되는 공간을 비유클리드 공간이라고 칭했다.


유클리드 기하학의 세상에서는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이다.’ 하지만, 비유클리드 세상에서는 다소 엉뚱한 발상이 펼쳐진다.


시기적으로 먼저 나온 쌍곡 기하학에서는 "직선 밖의 한 점을 지나면서 주어진 직선과 평행인 직선은 무수히 많이 존재한다."라고 가정하고 출발하는데 이러한 쌍곡 기하학에서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보다 작아지기도 하며, "평행선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가정하고 출발한 새로운 기하학인 타원 기하학의 특수한 경우인 구면 기하학에서는 값이 그 보다 커질 수도 있다. 이러한 내용을 접한 것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당연하게만 여기며 정확하다던 수학공식이 뒤집힌 것이다.



유클리드 평면이 아닌 구면상에서의 모든 직선은 반드시 만날 수밖에 없다. 즉, 구면상에서는 평행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평면이 아니라 구면이다. 따라서 항공기처럼 실제 과학에 필요한 기하학은 유클리드 기하학이 아니라 구면 기하학이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발견은 공리를 확실한 존재로만 생각해왔던 기존의 사고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물리적 세계를 제대로 바라보며 이해하고 발전해 나가는데 가장 기본적인 공식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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