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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와 인생.

시린 바람의 매서운 공격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에 열리는 축제는 풍요로운 가을의 끝을 알리는 마침표임을 숨긴 채 더욱 눈부시게 빛을 발한다.


 꽁꽁 묶여있던 긴장의 밧줄을 풀어헤친 채

오가는 수많은 인파 속에 파묻혀

나인 듯 내가 아닌 듯 마음의 빗장을 풀고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나만의 시간.

내가 좋아하는 맛깔스러운 음식을 사랑하는 지인들과 눈치 볼 것 없이 마음껏 먹으며 신나는 구경거리와 체험거리를 마구마구 몸으로 느끼며 부대낄 수 있는 시간.

그런 시간과 여유와 지인이 함께 있음에 반갑고 감사하기만 하다.


땡볕  가득한 모래사장에 바글거리게 몰려들었다 밀려드는 파도에 순식간에 제 몸 모두들 감춰버리는 바닷게처럼 한 계절의 아름다움을 모두 담은 축제는 행복한 동화같이 화려한 불꽃놀이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


돌아오는 발걸음에는 기쁨과 아쉬움과 약간의 씁쓸함도 모두 어우러진다.

 마치 진한 다크 초콜릿의 맛을 연상시키며 우리네 인생을 이야기하듯 작은 여운을 남겨준다.


아름답고 재미있고 여유롭고 행복한 감정을 보낸 뒤 오는 혼자 남겨진 외로움과 고독과 공허를 닮은 축제를 마친 축제장은 마치 우리의 인생과도 닮은 모습으로 삶을 노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잠깐의 행복과 긴 터널의 반복 속에 요동치는 인생길에서  수많은 흔들림을 만나고 겪고 보내고 지나쳐오겠지만, 이 모든 것이 함께 잘 비벼져 인생의 맛난 비빔밥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여러 맛이 꽤 적절한 비율로 섞인 황금 레시피의 비법처럼, 우리들의 달콤 씁쓸한 인생에  좋은 해답이 되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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