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묻는 아이에게

by 윤슬 김지현

공포와 걱정의 시간을 뛰어넘으면 다시는 내게 돌아오지 않는 시간들이 될 줄 알았건만, 불혹이라는 지점을 무겁게 지나쳐 왔건만,

그 의미조차 무색하게 또다시 나는 겁쟁이가 되고 만다.


6살 아이의 죽음과 무서운 존재들에 대한 첫 질문과 두려움에서 우러나오는 눈물과 걱정은 아니겠지만, 여전히 나의 삶은 두려움으로 가득하다.

다만 담담하게 티를 안내며 지낼 뿐.

무언가를 많이 알게 되어 용기와 헤쳐나갈 방법을 알았다기보다는 죽음이라는 것은 그저 자연적인 삶과 반복되는 순환에 순응해야 할 뿐 발버둥 쳐도 달라질 것 없다는 것을 알았을 뿐이기에. 그리고 또 다른 의미의 두려움이라는 여러 가지 형태를 극복하기에도 여전히 기나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엄마도 나도 모두 늙으면 어쩔 수 없이 죽는 거예요?

나는 할머니 되어서 주름도 많은 못생긴 얼굴도 되기 싫고 죽기도 싫어요.엄마가 죽는 것도 싫어요"하며 요즘 자주 울곤 하는 아이에게 "엄마랑 오래도록 같이 살 수 있어.

네가 엄마 나이가 되어도 엄마는 할머니가 될 뿐이야.

사람이 금방 죽지는 않아.

열심히 건강한 것도 먹고 노력해서 최대한 오래 네 곁에 있을게."라는 나의 말에도 계속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에게 결국에는 "옛날에는 40세만 되어도 죽는 사람이 많았고 60세가 되면 오래 살았다고 잔치도 벌여 축하해주었지만, 요즘은 과학 기술의 발달로 할머니는 65세가 넘은 사람을 기준으로 얘기할 정도가 되었고 80세 넘어서까지도 더 사람은 오래살 수 있게 되었단다.

또한, 할머니들도 시술과 수술등으로 주름 없이 살 수 있게도 되었으니 네가 더 늙게 되는 나이가 도면 혹시 죽지 않게 되는 기술도 생길 수 있어.

네가 공부해서 만들어 보던지."하며 말을 잇는 내게 우리 딸은 "그럼 엄마도 주름 약 많이 바르고 커서 늙으면 나도 꼭 주세요."하며 씩 한 번 그제야 웃어준다.


며칠 후, 또 실컷 놀다 갑자기 내게 와 서글프게 울며 "엄마가 나중에 늙어 죽어도 내 얼굴은 꼭 기억해줘야 해요."라고 말했다.


또 어떤 날은 "이모가 먼저 죽어요? 아니면 엄마가 먼저 죽어요?"라고 묻길래 "태어날 때는 순서가 있어도 죽을 때는 아무도 모른다"라는 나의 말에 결국 "이모도 죽는 거면, 엄마 죽기 전에 꼭 동생 낳아주세요! 혼자 있기 싫어요"라고 말하는 우리 딸!

생의 뒷자락 모습을 알 수 없으나 쏟아지는 아이의 질문에 나도 사람인지라 요즘 많은 생각이 든다.

벌써 이런 생각을 할 만큼 많이 컸구나! 싶기도 하고 늦게 낳은 딸이라 오래오래 지켜주고 함께하고 싶은데......

라는 걱정도 앞서고. 아이를 위해 할 일은 많은데 점점 나이는 많아지고......

이런 상황에서 그래도 네게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말은 "최선을 다해 너를 최고로 사랑하고 지킬게!"라는 말뿐.

하지만 이게 널 위한 엄마의 가장 큰 마음임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최대한 많이 웃으며 서로를 늘 위해주며 살자꾸나.

사랑한다. 우리 예쁜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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