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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난 태엽.

불혹의 나이를 지나치며

일주일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누군가가 시간의 태엽을 잘 못 조절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리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 늘어날수록 시간이 빠르게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하나, 그래서 더욱 지루하기만 한 우리의 일상이 오히려 이렇게 빨리 흘러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별할 것은 없으나 순간순간 같지만, 각각 다른 하루를 살아내는데 말이다.

마음은 점점 더 시간을 멈추며 과거로 태엽을 돌리건만, 현실은 정주행으로 가속화하며 달려 나간다.

그런 이유로 손등에는 세월의 작은 흔적들이 내려앉아 있고, 마음에는 거친 먼지들이 뽀얗게 내려앉은 채 과거의 일기장을 덮어 놓고 그 안을 회상하고 그리워하며 그날들의 일상을 추억하면서 지난 날들을 곱씹고 또 곱씹고만 있다.


그렇게 추억도 사랑도 슬픔도 기쁨도 이제는 멈춰버린 단어처럼, 없어져버린 단어처럼 내게서 점점 멀어져 가서 가을의 끝자락과 마주하며 결국에는 하얀 겨울의 마지막과 만나고 있다.


시간은 그렇게 고장 난 채 내 곁에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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