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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May 24. 2023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리사의 책 속의 보물찾기

홍이 작가님의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을 읽었다.


대화법, 화술, 대인관계, 관계심리학 등에 대한 책들을 예전부터 많이 읽었다. 사람과 마음 작용에  늘 관심이 많다. 책을 통해서 이론적인 것들을 배우지만 역시나 삶에 적용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나는 홍이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떠오른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나의 남편이다. 남편을 제외하면 나는 대화를 참 잘하는 편이다. 공감적 경청도 잘하고, 배려하는 말하기와 호감 가는 말 등에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단 한 사람과의 소통이 잘 안 된다. 홍이 작가님도 남편 덕분에 이렇게 대화법 책을 쓰시면서 관계와 소통에 큰 깨달음을 얻으신 것 같다.


정말 남편과의 소통은 그야말로 "외국어 배우듯이 따라 하는" 나를 위한 소통법으로 다가가는 것이 맞다. 그의 화법과 내면의 사고 체계등을 다시 알아간다. 20년을 함께 하면서도 가장 가깝고도 먼 당신, 그와 소통을 잘하기 위해 이 책을 제대로 활용하려고 한다.



"주어를 '나'로 두고, 동사는 능동문으로, 부사는 긍정문으로, 형용사는 서술적 용법으로 바꾸는 연습을 하여, 우리의 사고 회로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릴 수 있도록 연구할 것입니다."


감탄사를 내 보내며, 홍이 작가님의 집필 의도를 이해했다. 정확하게 나는 이와 반대로 남편과 소통하고 있었다. 늘 '그'를 주어로 두고, 나는 당하는 입장이었으며, 그래서 내가 얼마나 섭섭했고 존재로 인정받고 싶어 허덕였는지를 깨달았다. 그의 언어가 늘 나를 찌르고 나도 다시 그를 차갑게 찌르기를 반복하며 감정의 골이 깊어졌던 것이다. 요즘 그와 나 사이의 언어를 배운다. 정말 마치 외국인과 대화하듯이, 하나하나 단어를 다시 이해하고, 때론 주어도 바꾸고, 형용사도 더 친근하게 서술적으로 풀어 본다. 효과가 조금씩 나타난다. 그와 나의 온도가 조금씩 올라간다. 언어의 온도가 이렇게 관계의 온도를 높여준다. 



PART 2의 <나에게 중심을 두는 문법>에서 내 안에 들어온 글귀들을 살펴본다. 


"같은 상황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설명할지는 오로지 화자의 선택입니다. 그 선택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의 선택이라는 걸 깨닫는다면 상황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능력, 무분별한 낙관이 아니라 상황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긍정적인 면을 보기고 '선택'하였기 때문에 그 변화가 더욱 의미 있는 것입니다."


"긍정적으로, 미래지향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을 만들어 봅시다."



이 글을 읽으며, 나는 남편의 수많을 말들 중 긍정적으로 봐줄 만한 부분은 싹 빼버리고, 나를 불편하게 하는 말들만 선택해서 확대하고 부풀려서 그에게 화를 내곤 했던 것을 알아차렸다. 내가 그때 한 '선택'을 이제 다시 해 본다. 모든 것이 내가 선택한 결과였음을 받아들인다. 먼저 나를 알아차리고, 내 안의 미움과 원망을 알아 봐 주고, 그를 다시 껴안는다. 홍이 작가님 말처럼, "당신이 느끼는 모든 감정들은 타당하다" 정말 내가 느낀 감정들이 인정받으니, 그 마음이 스스륵 사라진다. 인정받고 떠나는 손님처럼. 제 역할을 하고 갔다. 그저 섭섭했을 뿐이었다고. 그것만 좀 알아봐 달라고 말이다. 


  이제 '선택'을 해 본다. 그의 말은 나에게 상처 주려고 일부러 한 것이 아닌, 그저 그의 무의식 체계에 자리 잡은 하나의 단어였다. 다시 의미를 묻고, 그것이 아니라는 그의 말을 인정해 주고, '나'를 주어로 두고 말해 준다. '나는 당신의 그 말에 섭섭했어. 하지만 당신이 그렇게 다시 말해줘서 고마워. '나'도 당신 마음을 잘 몰라줘서 미안해. 그렇게 선택을 하고, 그를 다시 본다.



자존감 대화법의 핵심


첫째, 나와 나의 생각을 분리한다.

둘째, 나와 나의 행동을 분리한다.

셋째, 나와 나의 말을 분리한다.



그렇게 나와 나의 생각, 행동, 말을 분리해서 바라보는 연습을 한다면 분명, 반드시 그와 나의 관계가 더 좋아질 것이다. 


남편과의 소통은 이렇게 조금씩 물꼬가 트이며 나아지고 있으나 나에겐 관계에서 한 가지 고민이 더 있었다. 바로 거절을 잘 못하는 나의 성격이다. 홍이 작가님의 글 중 이런 내용을 다루고 있는 부분이 있어 참 반가웠다. 그 꼭지의 제목은 "거절해도 괜찮습니다"이다. 제목부터 얼마나 위안이 되던지. 그렇게 나는 '거절'이라는 단어만 봐도 마음이 불편한 사람으로 오랫동안 살았던 것 같다. 남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어려운 아이. 내 것을 양보하고, 내 마음을 숨기는 것이 세상 가장 편했던 아이. 이제 그 아이가 성장 중이다. 관계 속에서 조금 더 스스로를 챙기고 자기를 찾아가는 중이다.



"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범위 밖의 일들은 모두 거절해도 괜찮습니다. 내가 원하지 않는다면 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나의 선택, 나의 의견, 나의 감정을 존중하며 내가 주체라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얼마나 자유로운지, 그저 이런 허용의 마음이 나의 숨통을 트이게 한다. "배려하세요, 거절을 하면 그가 얼마나 무안하겠어요, 타인의 마음을 잘 살펴주는 사람이 좋은 사람입니다."이런 내 안의 마음 확성기에 '음소거'를 먹인다. '그만하면 되었어, 이제 너 스스로에게 더 많은 배려를 하고 너를 챙겨 주길 바라.' 리사야.



마지막으로 

Part 4 자존감 대화를 위한 물길로 흐르기


첫째, 나와 상대를 분리한다.

둘째, 나와 상황을 분리한다.

셋째, 나와 나의 말을 분리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작가님의 우울증과 관계의 위기를 이겨낸 후의 공감 가득한 따뜻한 위로와 실천법까지 소개가 되어 있어서 실질적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능동적, 주체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본다. 내가 원하는 것을 궁극적으로, 능동문으로 말해보고 내가 바라는 상황을 긍정문으로, 현재진행형으로 여러 번 외쳐본다. 나는 사랑하는 가족과 행복해지고 지친 일상에 포근한 위로가 되는 엄마가 되어간다. 점점 나는 더 풍요로워지고 평온해지고 있다. 모든 일들은 다 나를 위해 일어난다. 어쩌면 홍이 작가님의 책도 나를 위해 쓰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초긍정의 해석을 하면서. 


내가 변했더니, 내 주변의 그도 너무나 친절하게 변했어. 우리 남편이 변했어, 우리 아이가 변했어. 그 한걸음이 나에게서 시작된다는 것을 <자존감 대화법>에서 배웠다. 오늘도 내 삶은, 내 하루는 해피엔딩이다. 이렇게 좋은 책과 위로와 사람을 동시에 안고 시작하니 좋은 일이 눈사태처럼 내게 일어날 것 만 같다. 아니 좋은 일이 눈사태처럼 당신에게도 다가가고 있다. 어쩌면 당신과 내가 별개의 존재가 아닐지 모른다는 일체감으로 오늘도 든든하게 잘 지내보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평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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