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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Jun 28. 2023

자연스럽다는 말

리사의 love yourself

함께 쓰는 지구별 여행,

우리 모두는 오늘도 지구별 여행자로 이곳에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 아침의 주제는 <자연스러움에 대한 고찰>입니다. 함께 쓰는 글벗들의 모임, '글루틴' 글감은 편견과 '문제의식'이었어요. 요즘 이슈가 되는 사회적 현상으로, woke movement(깨어있는 의식 상태)가 있는데 "인종 차별 등의 문제의식을 갖고 깨어나는 것"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인종에서 나아가서 젠더 문제나, 소수자,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는 우리 사회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어요. 이 주제에서 저는 '자연스러움'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는 아침을 맞았습니다.


"자연"이라는 것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봅니다.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입니다.


누군가에게 무엇이 자연스럽다고 할 때, 그 사람의 DNA와 본성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일 겁니다. 남녀가 사랑에 빠지고 사랑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이성애의 자연스러움을 DNA로 타고 태어난 것이지요. 그러나 누군가에겐 그렇지 않음이 자연스러움일 수 있습니다. 인종적, 민족적 특성으로 타고난 기질들도 있지요. 이것은 어쩌면 선택의 문제라기보다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현상일 것입니다. 사랑에 빠지고 싶어서 빠지는 것이 아닌 그저 그럴 수밖에 없어서 일어나는 일들 말이죠.


이렇게 달라도 너무나 다른 우리들이 지구촌에 서로 가족이 되어 살아갑니다. '가족'이라는 말에서 답을 찾아봅니다. 한 가족 구성원 속에서도 너무나 다른 우리가 모여 있을 수 있어요. 그렇게 다른 우리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다름을 받아들이는 데는 수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최근에 북클럽 멤버로 부터 동성애 관련 영화를 본 후기를 전해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 내용이 떠올랐어요. 아들이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하고 긴긴 힘든 시간을 보낸 아버지가 있었어요. 아들도 친구들 속에서 따돌림과 성추행을 당하고, 아버지도 남들과 다른 아들을 보며 폭풍과 같은 시간을 보낸 것이지요.


이렇게 서로 다른 자연스러움을 받아들이고 극복을 해나가며,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여행을 떠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며 극복해 가는 영화인 줄로만 알았어요. 그런데 말미에서는 결국 아들은 목숨을 끊었고 그렇게 하늘을 떠난 아들을 추억하며 떠난 아버지 혼자만의 여행이었던 것이라는 반전이 있었습니다. 마음이 같이 쿵, 하고 떨어졌습니다. 저도 자식이 있고 우리 삶에는 이렇게 서로 다른 자연스러움이라는 이름의 우리가 있습니다.


나에게 자연스러운 일이, 그에게는 자연스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워가는 것이 삶입니다. 그의 자연스러움을 인정해 주고, 나의 자연스러움을 그에게 강요하지 않아야 하겠다는 다짐도 해봅니다. 나무와 자연을 보며 다시 한번 그들의 자연스러움을 묵도합니다. 소나무는 소나무 만의 자연스러움이 있고, 벚나무는 벚나무의 방식으로 살아갑니다. 애쓰지 않아도 발현되는 그들만의 자연스러움을 삶이라 불러도 좋을 것입니다.


분별의 눈으로 주위를 바라볼 때, 우리는 괴로워집니다.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라는 의미를 가진 "자연". 그 자연스러움을 이제는 정말 인정하고 수용하는 우리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자연의 일부이고, 그렇게 자연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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