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의 love yourself
오늘은 세탁기라는 주제를 마음과 연결하여 그에 대한 단상으로 하루를 연다.
"가끔은 저기 널린 빨래처럼
바람에 몸을 맡기고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나를 내버려 둘 줄도 알아야 한다."
- 이진이 <어른인 척> 중에서
세탁기로 어떤 글을 쓸 수 있을지 고민을 하다가, 이 글을 보니 뭔가 떠오르는 것이 있다. 세탁기에 꼭 빨랫감을 넣고 빨아야 한다는 관념을 잠시 버려두고, 저는 오늘 마음을 깨끗하게 빨아주는 세탁기로 오늘을 글을 열었다.
우리 마음속에는 얼마나 많은 얼룩들이 있을까? 어떤 얼룩은 너무나 오래되고 강해서 지워지지도 않은 채 마음 한쪽에 자리 잡고 있다. 때론 그 얼룩이 진 마음을 그냥 꼴 보기 싫어서 던져 버려 둔 건 아닐까? 마음들은 버린다고 해서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품어주고 떠나보내야 할 에너지와 같은 것인데 말이다.
오늘은 얼룩덜룩, 말 못 하게 지저분해진, 그래서 스스로에게 버림받은 그 마음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마음 세탁기를 돌려본다. 마음 세탁기의 동력은 사랑. 자기 사랑이다. 자기 사랑이라는 힘을 채워 주고 마음 세탁기에게 일을 시켜 본다.
수치심의 얼룩이 진 마음 하나를 꺼내 온다. 사실 모른 척하고 있었지만 그 마음 아이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얼룩진 마음 아이를 세탁기에 넣고 돌려 본다. 그 마음 아이는 간질간질, 고팠던 사랑을 먹고 시원하고 행복하게 샤워를 받는다. 얼마나 행복한지 까르르까르르 정말 아기처럼 웃으며 행복한 샤워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무능해서 버린 받은 얼룩이 진 마음 아이를 데려 온다. 처음에는 따라 나오지도 않더니, 점점 마음이 풀어지고, 마음 세탁기 안에서 물장구를 치며 행복하게 물놀이를 즐긴다. 한참을 물속에서 놀다가 깨끗해진 그 아이가 세탁기 밖으로 나왔다. 이번에는 바람이 찾아와 그 아이를 보송보송, 말려 준다. 햇살이 다가와 따스하게 비치니, 스르륵 낮잠에 빠져 들기도 하였다. 행복은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마음 이들의 존재를 밝혀 주고 있다.
얼마나 좋을까? 더럽다고, 구겨졌다고, 버림받은 마음들이 깨끗하고 보송해져 돌아간다. 원래 왔던 곳, 사랑의 근원으로 다시 가는 것이다. 나의 마음은 더없이 가볍고, 자유롭다. 마음 세탁기를 너무 오랫동안 돌리지 않고 버려둔 것은 아닐까? 오늘은 우리 집에 있는 빨랫감도 좋지만, 내 마음 먼저 깨끗하게 씻어 주고 안아 주면서 하루를 시작하면 좋겠다.
언제나, 마음 세탁기는 그렇게 당신의 사랑을 먹고, 멋지게 일할 준비가 된 신의 선물이다. 그 어떤 마음도 쏙 넣어서 빙빙 돌리면 다 정화되는 순간이다. 어떤 마음은 오래 세탁기에 머물지도 모르겠다. 한번 돌려 아쉬울 땐 두 번, 세 번 기회를 주면 된다. 오늘은 뾰쪽, 하고 올라온 마음 아이 하나를 데리고 마음 세탁기 앞에 섰다.
가난한 마음이라고 비난받은 아이. 그 아이와 함께 시원하고 간질간질, 보송보송한 세탁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가난하고 결핍된 마음도 이유가 있었을 테니 잠시 그 아이의 말을 들어 보고 신나게 물장구치며 정화를 한다. 이렇게 마음을 봐주고 함께 있어주는 시간이 당신이 사랑을 배우는 시간이다. 오늘도 자기 자신 안에 더 많이 머물고 알아가는 하루 보내시길 바라며...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평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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