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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일은 울음을 터트리는 일

리사의 love yourself

by 김리사

비가 그치고 살짝 하늘이 맑아지는 순간에 글을 씁니다. 오늘도 좋은 아침 맞으셨나요? 비를 좋아하는 저도 이렇게 여름 장마가 길어지니, 살짝 비가 지겨워집니다. '비'는 그냥 똑같은 '비' 일 텐데 제 마음에 따라 고와 보이기도 미워 보이기도 하는 것이지요. 분별의 눈으로 살아가는 저는 무분별의 경지를 그래서 늘 동경합니다. 무언가에도 휘둘리지 않을 그런 날이 올까요?


함께 쓰는 지구별 여행, 오늘의 모닝 레터는 <울음>이라는 주제를 가져와 보았습니다. 이기주 작가의 글을 공유하며 글을 시작합니다.


"살아가는 일은 울음을 터트리는 일과 닮았다. 울음은 의도하지 않은 순간, 불쑥 솟구친다. 멈추고 싶다고 해서 쉽게 멈출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살아지는' 혹은 '살아내는'일도 그러하다. 삶이라는 실타래는 속절없음이라는 가느다란 실로 구불구불 뭉쳐 있다. 인생도 눈물도 그렇게 속수무책인 것이다."

- 이기주 작가 <한때 소중했던 것들> 중에서



울음과 삶이 닮아 있다는 글을 보며, 저에게 울음은 무엇인지 떠올려 봅니다. 저에게 울음은 묵은 감정을 터트리는 소중한 치유제입니다. 울음은 감정을 터트리는 고마운 출구의 역할을 해 줍니다. 우리는 기쁘면 활짝 웃고, 슬프고 먹먹하면 울음을 터트릴 자유가 있는 순수한 존재들인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감정표출이 어려워지게 되었을까요?


마음 치유에서도 감정을 잘 표출하는 사람이 심리적으로 건강합니다. 타인에게 해를 주지 않는 방법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계속해야 할 이유입니다. 여러분은 언제 울음이 터지나요? 그런 순간의 자신에게 당황해 본 기억이 있으신가요? 그 어떤 울음이든 저는 울음을 사랑스럽게 바라봅니다. 울음이 터져 나와서 우리는 비로소 스스로의 마음의 실체를 만나는 것이니까요.


마음을 만나는 일은 참 감동적입니다. 설사 그것이 울음의 형태라 할지라도 모든 올라오는 감정들이 참 소중합니다. 이는 내 마음이 곧 내가 아니라는 깨달음 이후에 더 강렬해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내 마음에 감정이 일면 그 감정과 한 덩어리가 되어 같이 아프고 괴로웠어요. 그런데 이제는 모든 감정들을 손님처럼 바라봅니다.


울음을 혹시 운명처럼 만난다면 반갑게 맞아주시길 바랍니다. 삶과 닮아 있는 울음, 의도하지 않은 순간 불쑥 솟구치는 그 울음. 속절없음이라는 가느다란 실로 구불구불 뭉쳐 있는 삶이라는 실타래. 그 실타래를 어느 순간 풀리게 할 울음을 만나 오늘도 평온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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