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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Aug 25. 2023

회고, 거침없이 쓰는 마음

리사의 love yourself

함께 쓰는 프로젝트, 글루틴 8월 마지막 글을 발행을 하며 오늘은 '회고'에 대한 주제로 글을 쓴다. 마무리가 늘 중요한데 오늘도 한 달간의 글쓰기를 돌아보며 긍정적 반성을 해본다. 혼자서, 쓰고 싶을 때 쓰는 것으로도 충분할 것 같은데 계속 함께 쓰기를 하고 있는 이유를 생각했다.


함께 쓰기는 일종의 안전장치 같은 것이었다. 글쓰기과 책 읽기는 내 삶에서 이제 빼놓을 수 없는, 마음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중심점이다. 그런데 혼자 쓰다 보면 의지가 약해지면서 글 발행을 자꾸 다음으로 미루게 된다. 그런 나의 게으름과 회피 기제에, 함께 쓰며 서로 응원하는 시스템은 좋은 습관을 지켜낼 안전장치이다. 소중한 것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 내가 나에게 걸어두는 긍정의 루틴.


글을 쓰지 않고도 지내보았고, 매일매일 미친 듯이 블로그와 브런치를 써 내려간 적도 있다. 역시나 쓰는 삶과 쓰지 않는 삶은 너무나 달랐다. 쓰는 삶의 최고의 장점은, 일단 마음이 원숭이처럼 날뛰는 현상이 많이 줄어들었는 것이다. 아마도 내 마음에는 감정의 우물 같은 것이 있어서 글로 퍼내는 작업이 필수인 것 같다. 글로 표현된 마음은 날뛰던 원숭이가 차분해지는 과정이다.


그러다 어느새 원숭이는 수도자에게 관찰 대상이 되어 사라진다. 제이 셰티의 <수도자처럼 생각하기>라는 책이 떠올랐다. 우리 마음에 떠도는 수많은 생각이란, 원숭이 같은 존재감이고, 명상과 마음 챙김 작업, 특히 나에겐 글로 하는 작업이 그런 원숭이 같은 마음을 수도자가 되어 바라보기로 바뀌게 한다. 평온이 찾아오고, 고인 생각의 물은 우물 밖으로 거침없이 퍼 내진다.


글쓰기의 통괘함, 그것이 바로 내가 끊임없는 방어기제를 물리치고 매일 쓰는 이유다. 그 어떤 이야기든지 써 내려가고 나면 그다음 평온함이다. 글을 발행하며 창작자가 되는 순간의 뿌듯함도 나에겐 성취경험이다. 많은 페이지에 써내려 져 간 단상들은 나중에 다시 수정하여 다른 의미로 기록되기도 한다.  그래서 무조건 고민하지 않고 거침없이 써 내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정제되지 않는 날것의 메모라도 나는 일단 써보는 것을 추천한다.


글이 완벽해지기까지 기다리면서 글을 쓰면 한 페이지를 채 쓰지도 못하고 멈추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냥 시원하게, 가감 없이 쏟아져 나오는 마음을 텅 빈 페이지와 만나게 해주는 것. 그것이 자기 사랑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마치 할 말이 많은 친구가 내게 찾아와 울먹일 때, 이렇게 말해 주는 것과 같다.


"정리하려 들지 말고, 어떤 말이든 그냥 네가 하고 싶었던 말을 쏟아 내. 나는 너의 모든 마음을 다 받아주고 안아줄테니 걱정 마. 친구야. 쏟고 나면 네가 얼마나 편안해 질까. 생각만 해도 감사해. 언제고 찾아와서 얘기 해 줘. "


완벽하지 않은 글이라도 꾸준히 쓰다 보면 스스로 다시 가다듬고 정돈하는 능력이 생긴다. 그러니 오늘부터라도, 짧은 글이라도 마음이 하는 소리를 진정으로 다 받아주며 자신을 포옹하는 그런 날이 되었으면 한다. 오늘도 마음을 만나기 싫은 게으른 마음, 회피하고 싶은 마음을 만나서 한 페이지를 쓰며. 앞으로도 꾸준히 글을 쓸 것이라 다짐한다.


나의 8월은 글쓰기에 치열하지 못했으나, 20회글 발행하기에 생존하였다. 부디 9월의 글쓰기는 열매를 맺는 가을날의 달콤함이 함께하길 바라며. 언제라도 당신의 글쓰기에 응원과 사랑을 보낸다. 같이 쓰는 감동적인 마음을  펼쳐 보이고 싶은 오늘이다. 꽉 막힌 마음을 살려 내는 생존 글쓰기에 함께 하면 어떨까.


함께 해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마워요.


#글쓰기 #글루틴 #함께쓰는지구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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