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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Aug 31. 2023

함께 쓰는 마음

리사의 love yourself

9월의 시작을 하루 앞두고 다시 흐트러진 마음을 붙잡는다. 올해의 절반이 다 지나갔다. 글에 집중하며 살았고 책을 통한 위로와 즐거움 덕분에 하루하루 살았다. 의지박약의 나도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바로 "함께 쓰는 마음" 덕분이다. 그런 마음에도 글 권태기, '글태기'가 찾아오고 다시 간다. 8월은 쓰기 싫은 마음을 만나 글이 정체되었던 시기였다. 그래도 괜찮다. 결국 그 모든 시간은 나를 위해 펼쳐지고 있다. 그렇게 자기 사랑을 다시 배우며, 그 어떤 나라도 수용해 주고 함께 머무는 위로를 받는다.


오늘 아침을 여는 글감은 "글을 쓰는 이유"이다. 항상 매달 첫 글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한 것인데 언제나 가장 중요한 질문이 아닌가 한다. 항상 'why'가 먼저 서야 그다음 절차들이 의미를 갖는다. 큰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왜 나는 꾸준히 글을 쓰려고 애를 쓰는가? 역시 고민해보고 해 봐도,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마음속에 들끓는 감정들이 내면아이의 형태가 되어 나와 함께 살고 있다. 내 마음속에 살고 있는 그 마음 아이들의 얘기가 너무나 크게 나를 두드리고 문을 급기야 열게 만드는 것이다.


나에게 글쓰기란 내면아이와의 소통창구다. 내면아이들은 다양한 색깔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그 색깔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나만의 걸작을 늘 만들어 낸다. 이번 8월에 내가 주로 만난 감정은 '지친다', '좀 쉬고 싶다',였다. 지친 마음을 만나면 뭘 해야 할지 나는 이미 알고 있다. 그 마음을 진심으로 알아봐 주고 토닥토닥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이다. 그리고 진짜 그 아이가 원하는 쉼을 줄 수 있도록 시간과 마음을 연다. 하루 종일 바쁜 생업과 가족 일들로 숨이 막혔다면, 하루 중 반나절은 오직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반나절이 힘들면 2~3시간이라도 반드시 시간을 떼어 둔다.


이런 시간들을 스스로에 허용할 때 우리 안의 내면아이는 마음 에너지를 풀어놓으며 스르륵 해체되어 떠난다. 그저 모든 것은 에너지일 뿐이다. 마음도 에너지로 존재하며 흐른다. 문제는 그 마음 에너지를 꽉 붙잡고 놔주지 않을 때, 한마디로 그 마음과 한 덩어리가 되어 사로잡힐 때 우리는 병들게 된다. 지진 마음으로 표현되는 내면아이를 만날 수도 있고, 나도 모르게 버럭버럭 화가 나면서 '분노'의 형태로 내면아이는 자신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 어떤 감정이든 그저 나에게 오면 할 일은 딱 한 가지뿐이다.


'열렬히 환영하기'. 내면아이들은 우리 안에 인격화되어버린 감정체이다. 그 감정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그 어떤 마음이라도 인정하고 안아주는 것이다. '그랬구나, 네가 그럴만하지, 네가 그런데는 다 이유가 있어. 그래, 그래, 너는 충분히 그럴 만 해.' 이런 절대적 수용의 마음이 결국 손님과도 같은 이 '마음 친구들', 혹은 '내면아이'들이 원하는 모양의 사랑이다.


처음에는 어럽겠지만 계속 반복해서 연습하다 보면 분명 좋아질 것이다. 내면아이들의 대립이 너무나도 팽팽해서 마음속이 전쟁이었던 지난 시간이 있었다. 한 발자국도 삶에서 내딛을 수 없을 것 같아서 무서웠다. 그냥 이대로 사라져 버리면 차리리 좋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그렇게 나는 내면아이의 목소리와 만났고 3년이 훌쩍 더 지나 조금씩 마음 돌보기를 잘하는 내가 되어 갔다.


9월의 시작을 앞두고 '쓰는 마음'을 다시 떠올려 본다. 결국 '딱 사라져 버리면 좋겠다'라고 속삭였던 내면아이의 목소리를 만나서 글을 쓰게 된 내가 있다. 어떻게든 살아야겠기에, 그 아이를 글로 만나고 또 만나며 오늘날 나는 점점 더 자유로워져 간다. 아직 갈길이 멀지만 이렇게 매일 글과 동행하며 마음을 만나고 몰랐던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 좋다. 더 잘 표현하고 싶고 좋은 글을 통해 독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책을 읽는다. 매일 조금씩 읽으며 나만의 글로 다시 탄생하게 될 작가님들의 글을 사랑한다.


결국 나는 더 잘 쓰기 위해 읽고, 나를 더 많이 사랑하기 위해 글을 쓴다.  사랑밖에 없다. 내 삶도, 일도, 그 모든 관계에 나는 사랑을 먼저 발견하고 내 존재 자체가 거대한 사랑이 되어 그에게 닿을 것이다. 결국 삶은 당신이 가 닿고 싶은 곳으로 가 닿게 될 것이니 두려워 말고 길을 떠나자. 혹시 아직도 망설이고 있다면, 나의 그날의 첫 발걸음이 당신에게도 찾아와, 당신의 삶도 사랑으로 가 닿는 축복이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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