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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Sep 04. 2023

두근대는 가을바람

리사의 love yourself

가을이 왔다. 가을답게..

서서히, 아쉽게, 또 미련 없이..


여름의 맹렬한 더위를 서서히 잠재우고, 그렇게 아침저녁으로 잠깐씩 존재를 드러낸다. 그는 이미 충분히 압도적이다. 잠시 여름에게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을 주는 것일 뿐. 가을은 이미 나의 마음속으로 와락 들어차 있다. 사십여 년의 가을이 몽땅 내 안에 공존한다. 어느 시린 가을의 한 항기가 문득 코 끝을 스친다. 언젠가 맛본 적이 있던 그날의 가을. 이유도 없이 눈물이 흐르던 그 가을. 이번 가을은 또 처음 맞는 가을이라 그렇게 가슴이 또 부푼다.


가을에는 세상 만물을 다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부족하던 나와 그도 모두 용서한다. 가을은 언제나 옳다. 여름의 불볕더위를 이겨낸 우리는 가을의 꿀맛 같은 선선한 바람과 푸른 하늘을 만끽할 자격이 있는 것이다. 하루에도 사계절이 다 들어 있고, 한 사람의 일생에도 사계절이 있다 한다. 씨앗을 품고 탄생하는 봄을 지나 열심히 고난과 함께 성숙하는 여름, 열매 맺는 가을, 그리고 소멸로 가는 웅크린 겨울.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인생 시계의 계절은 어디쯤일까? 그런 생각을 하며 가을과  신나게''을 타는 오늘이다.



인생의 계절. 나는 가을의 초입, 딱 오늘 아침과 같은 날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불볕더위 같은 고난이 지나갔다. 아직도 어느 날은 그 고통스러운 열기의 흔적을 붙잡고 땅 속 깊이 가라앉는 날도 있다. 하지만 충분히 열열했고, 아름다웠고 충실했던 여름을 소중하게 추억할 것이다. 아직 남보기에 그렇다 커다란 결실이랄 것이 없지만 나는 열매를 맺는 가을로 향한다. 이미 나만의 작은 열매들을 안고 달콤한 성공의 맛을 보기도 하였다. 나를 사랑하기 위해 달려온 나만의 인생 레이스가 방향성을 드디어 보여주었기에. 그 안도감이란 직접 맛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어디로, 무엇을 위해 더 열심히 달려야 하는 것이냐'는 세상 질문들이 멈추고, 나는 지금 이대로도, 존재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느낌을 안은 순간이다.


내면소통을 하며 내 몸과 마음이 내가 아니라 이 모든 것을 의식하고 알아차리는 그 알아차림 자체가 나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서 삶이 변했다. 더 이상 이 좁은 몸 안에서 고통스럽게 '에고'의 목소리에 휘둘리지 않아도 된다. 목소리는 마음, 생각의 에너지이고 나는 그 마음, 목소리들이 올라올 때마다 알아차린다. '작은 몸 안에 갇혀서 남들보다 더 많이, 더 잘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나'가 되지 않을 수 있어 얼마나 자유한가. 오늘도 나는 나의 의식을 타인에게로 점점 확장시켜 내가 그들과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의식으로 큰 내가 되어 머문다.


남이 잘되면 나도 행복하고, 남이 고통스러운 일을 맡으면 나도 같이 고통스러움을 느낀다. 텅 빈 하늘이 시시각각으로 맑았다, 흐렸다, 모습을 바꾸지만 텅 빈 하늘이 말없이 그 풍경들을 다 받아 주는 것처럼 나도 그런 텅 빈 하늘의 존재감으로 머문다. '얼마나 더 잘 나 보이기 위해 애써야 할까? 언제까지 나는 나를 증명해야 하는가?'이 모든 물음이 멈추고 우리는 단 한순간도 부족했던 적이 없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 모든 울컥하는 기분은 무엇인가요? 질문을 던지자, 삶이 답을 주었다.


'그것은 사랑이다.' 사랑하기 위해 나는 이곳에 존재하는구나. 사랑하면서 살아야 하는구나. 그렇게 나를, 당신을, 세상을 사랑하고 싶은 가을이다. 이미 와 있는 가을. 이미 와 있는 내 안의 사랑. 그저 할 일은 마음을 열어 그것을 발견하는 일뿐이다. 사랑한다는 말을 아껴 쓰지 않을 것이라 다짐한다. 혼자 외롭게 쓸쓸하게 존재하는 그 누구에게라도 가 닿을지 모를 일이니, 더 크게 외쳐 보고 싶은 날이다.


사랑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평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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