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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Oct 23. 2023

친정 엄마의 고향, 벌교 나들이

친정 엄마의 고향, 벌교로 가을 나들이를 떠나다



매해 4월과 10월, 엄마 쪽 외가는 전라도 벌교 연동마을인데 그곳에서 외가댁 어른들이 계모임을 하신다. 올 4월에 이어, 엄마를 모시고 모임을 위해 전라도 벌교로 향했다,


전라도 출신인 엄마는 경상도 남자 우리 아빠를 만나서 경상도 사람처럼 사셨지만 엄마는 전라도에 가셔서  이모님들, 삼촌을 만나면 전라도 사람이 바로 된다. 사투리 전환이 그렇게 잘 되는게 신기하다.



날씨가 너무 아름다운 가을날이었다. 아이들이 오랜만에 시골 나들이를 엄마 덕분에 나섰다. 단감 나무가 있어서 감사하게도 단감을 따 보고 가져가라고 선물로도 주신다.


참 감사한일이 하나 둘이 아니다. 단감따기는 거의 해 볼일이 없는아이들이다. 이번에 단감도 따고 신선한 과일을 맛보면서 더 건강해지고 마음도 밝고 맑아지는 기분이다



통영에서 엄마가 회를 준비해서 사오셔서 점심으로는 삼촌 숙모, 이모내외분들이 또 준비하신 음식과 곁들여서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LA갈비와 회, 그리고 비싼 벌교 참꼬막까지 잔치상에 올랐다.


외숙모의 설명으로 알았다.


꼬막은 종류가 참꼬막과 새꼬막 두종류라고 하는데 참꼬막은 비싸기도 하고 쉽게 맛보기 어려운 음식이기도 하다.



이번에 맛있게 꼬막도 맛보고 전라도 벌교에서 아주 입이 호강하는 날이었다. 어른들 형제계 모임도 참 보기 좋고 이제 다들 연세가 있으시니 건강하게 잘 몸 관리도 하시고 앞으로도 이런 친지, 형제 계모임 오래 오래 하시면 좋겠다.


나물도 참 맛있고, 이제 나도 나이가 드는지 안 먹던 음식들도 손이 가고 맛있다 느껴진다. 초등 입맛에서 조금씩 탈출중이다. (남편은 아직 초등입맛이라 어쩌나...) 이 맛을 모르니 참 아쉽다.




하늘이 너무 예뻐서, 벌교 연동마을이 참 좋아서 산책을 하고 기분 좋게 또  한바탕 웃음꽃을 핀다.


아이들도 해맑고 지금 순간에는 아무 일도, 걱정도 없다.


외가의 세컨 하우스인 이 곳에는 직접 키우는 닭들이 있고, 상추 고추, 등 직접 손수 키워서 식탁에 신선한 채소 야채를 올려 주신다. 역시 맛이 그냥 사먹는 음식들과는 다르다. 모처럼 광양 조카들도 둘 다 와서 하루 반나절 아주 행복했다. 너무 많이 커버린 우리 아이들과 조카들을 보며 그래도 이렇게 외가 어른들 모임에 함께 따라 오고 해맑고 행복한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너무나 기분 좋은 가을 나들이가 되었다.



감사의 연속. 뭐 더 할말이 있을까. 그저 감사할 일 뿐이다.



엄마와 소화도 시킬겸 벌교 연동마을길 산책을 나섰다. 엄마가 학교를 다니던 길이라고 하신다

저쪽 저수지에서 낚시도 하셨다 한다. 엄마의 추억과 어린시절이 서린 이곳에 함께 걸어 볼 수 있어 감사하다. 엄마의 뒷모습이 오래 오래 아련했다.

건강하시길..

오래 오래



아들이 난리다.

"엄마, 하늘이 보라색이야, 너무 이뻐,

어서 나와봐요."


나는 연보라빛 하늘 사진으로 담으며 감수성이 아주 높고 행복한 아이로 잘 자라고 있는 아들을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참 예쁜 아이다. 고슴도치 엄마 맞다. 마음도 생긴것도 다 예쁨. 뿜뿜

어느새 땅거미가 내려 앉고 이제 화롯대로 불멍을 한다. 하늘에 별이 한가득 쏟아졌다.별이 사진으로 담기지 않아서아쉬웠다..



외삼촌과 사촌 오빠가 열심히 불을 지펴주시고 함께 소중한 시간을 나눈다. 자주 만나기가 어려운데 이렇게 모임이 있어, 벌교에 모이게 되어 참 좋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이 되고 쉬어가는 시골이 정취와 풍경이 좋아서 감동이 있다, 빠알간 불꽃처럼 그렇게 다들 열정적으로 자기의 자리에서 아름답게 살았으면

하는 소원을 품으며 나는 불꽃을 하염없이 멍하게 바라보았다.



세상 모든 예쁜 것들은 사라지지 말고

오래가면 좋겠다.


아쉽다.


참 아쉽다. 이 모든 소중한 순간들을 남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중한 순간을 글로 남겨 본다. 앞으로더 더 열심히, 더 즐겁게 남기려 한다.


좋은 점들이 한가득인 글쓰기. 가장 먼저는, 추억이 기록된다. 추억이 더 아름답게 각인된다. 행복해지고 마음이 밝아진다. 우울증 예방 효과가 있다. 더 나아가, 나중에 나는 이렇게 차곡 차곡 쌓은 소중한 글로 다시 가치를 창출할 무언가를 만들어 낼 자료가 된다.


가을은 아낌없이 사랑하고, 떠나고, 다시 내 안에 머물기로 한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오늘도 평온하세요



#가을여행 #가을나들이 #벌교여행 #여행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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