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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우울하다면

리사의 love yourself

by 김리사

오늘도 글을 여러 편 쓰며 오전 루틴을 했다.


나는 영어 강사이지만, 작가이기도 하다.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면서 더 활발하게 나는 창작을 하고 있다. 아직 인기 있는 그런 작가가 되진 못했지만, 작가라는 정체성을 갖게 된 것은 틀림없다. 나는 주로 내면아이 돌보기, 마음공부, 자기 사랑, 우울증과 불안장애 극복에 대한 이야기를 써왔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글쓰기를 하며 하나하나 묵은 내 감정을 돌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해보고 효과가 있으니 그 이야기는 힘을 얻는다.


처음 작가의 문을 두드리며 나는 생각했다. 작가가 되는 것은 높고 두려운 일이지만, 그냥 글이 쓰고 싶다고. 글 쓰고 싶은 그 원초적인 욕구를 들고 작가가 되었다. 사실, 작가란 엄청 거창한 일인 줄 알았다. 엄청 글을 잘 쓰고, 엄청난 아우라를 뿜어 내는 그런 존재들 말이다. 그런데 글 쓰는 삶을 3년 넘게 살다 보니, 좀 작가라는 이름의 무게를 내려놓고 보게 된다. 그래야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다.


내 주변에도 내가 글을 쓰면서 크고 작은 변화가 있는 것 같다.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저런 글도 괜찮단 말이야? 아니, 책을 썼다고? 왜 저렇게 솔직해? 진짜 대단하네.. 그냥 어떤 글은 보통의 일기 글 같고, 어떤 글은 좀 엉성하기도 한데?" 그렇게라도 충분히 좋으니,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글쓰기가 좀 가벼워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문을 열어주는 사람이고 싶다.


힘이 들어가면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시작조차도 말이다. 아직도 내 안에는 내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는 많은 내면아이들이 있다. 내가 글을 쓰는 과정은 그런 내 내면의 억눌린, 혹은 아직 기회를 못 만나 잠시 기다리고 있는 창의성 가득한 꼬마 아티스트의 존재 일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우울함을 자주 느끼는 사람들에게 글쓰기에 초대하고 싶은 날이다. 바로 내가 그랬기 때문이다. 우울함은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들어주지 않아 오는 경우가 많다. 나도 오랫동안 내 내면의 이야기를 무시한 채 타인에게 나를 맞추고 살아와서 그런 감정이 자주 올라왔다.


이유도 모른 채, 그저 늪으로 빨려 들어가는 어둠이 있었다. 그냥 삶 속에서 증발해 버려도 좋겠다는 마음. 존재감이 없이, 그냥 삶이 하루하루 힘겨웠던 시간. 그럴 때는 글쓰기 만한 게 없다. 아주 안전하고, 위로가 된다.


글쓰기를 시작하기가 두려울 때 나만의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이렇게 글을 써보는 것이다


오늘은 왠지 몰라도....


이다음은 우리의 무의식의 마음이 써 내려간다. 왠지 몰라도.. 내 마음에 올라오는 마음.. 오늘은 왠지 몰라도.. 내게 떠오르는 사람, 혹은 생각들..


그걸 하나하나 풀어 내주는 것이다.



이번에도 한번 시도해 보았다.



오늘은 왠지 몰라도...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아. 그동안 나를 믿지 못해서 나는 안될 거라 포기했던 그 많은 나의 꿈과 목표들 말이야. 오늘은 왠지 몰라도.. 정말 나는 꿈꾸던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아. 글을 쓰니까.. 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니까.. 뭐든 해낼 수 있을 거야. 나는 너를 믿어. 그렇게 우울하고 절망하던 순간에 너는 글을 쓰는 용기를 낸 사람이니까..




혹시.. 우울하다면


그러면 이렇게 글을 한번 시작해 보면 어떨까..


오늘은 왠지 몰라도...



그러면 그다음은 여러분 안에 있는 내면아이가 억눌린 감정들을 하나하나 꺼내 놓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대화하듯 친절하게 그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기를..



오늘도 글쓰기 참 좋은 날이다.


우울함 마저도 사랑받아 마땅한 소중한 우리의 감정이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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