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

리사의 love yourself

by 김리사

'나'라는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


넌 뭘 찾고 있니?


그 많은 만남들 속에 무엇을 원하고 있니


여전히 너는 알아가고 싶구나.. 네 마음을.. 어떻게 마음이 시작되어 변해가는지, 그 모든 과정을 보고 싶은 거지?



나는 지금 카페에 앉아 하늘을 보고 있어.. 늘 같은 곳에 앉아서 글을 쓰는데 오늘은 하늘만 계속 보고 있어.


오늘은 잔뜩 흐리고 어두운 하늘이야.

참 우습지 않아? 하늘을 보면 말이야.. 온갖 다양한 모습이잖아. 근데 '하늘'하면 떠오르는 나만의 이미지, 푸른 하늘의 느낌이 있어. 사실 하늘은 푸른 것도, 회색빛도 아닌 그 무어라 부를 수 없는 오묘하고 복합적인 공간이잖아.


오늘 아침 내내 글을 썼다가 지웠다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마음이 답답했어. 하늘을 계속 바라보고 있으니, 나를 조금 더 알 것 같아. 지금 내가 뭘 원하고 있었는지.


쓰고 싶은데 도무지 설명하기 힘든 이 감정은 뭘까? 스스로에게 묻다가 답을 알았어. 그 하늘색이 선명하게 내 마음에 그려지길 원하는 욕심 같은 게 있었어. 그런데 말이야, 지금 이 마음도 있는 그대로의 하늘이야. 하늘을 특정 지어 그릴 필요는 없어. 하늘은 그냥 하늘인거지.


그러다 문득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이라는 책 속에 하늘에 대한 얘기가 떠올랐어.



나는 세상을 처음 마주쳤을 때 천 개의 단어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천 개의 단어로 다 표현하지 못할, 천 개의 단어보다 더 무겁고 커다란 몇 사람의 이름을 알았다. 더 많은 단어를 알았더라면 나는 마지막 순간 그들을 무엇으로 표현했을까. 그리움, 따뜻함, 서글픔 정도를 적절히 섞은 단어가 세상에 있었던가.

천 개의 단어만으로 이루어진 짧은 삶을 살았지만 처음 세상을 바라보며 단어를 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천 개의 단어는 모두 하늘 같은 느낌이었다. 좌절이나 시련, 슬픔, 당신도 알고 있는 모든 단어들이

전부 다 천 개의 파랑이었다. 마지막으로 하늘을 바라본다. 파랑파랑하고 눈부신 하늘이었다.


특히 이 부분


"내가 알고 있는 천 개의 단어는 모두 하늘 같은 느낌이었다. 좌절이나 시련, 슬픔, 당신도 알고 있는 모든 단어들이 전부 다 천 개의 파랑이었다. "


지금 나는 하늘 같은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 답답했던 것 같아. 나의 모든 감정들이 단어를 입고 표현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쓸 단어가 없는 거야. 지금 내 마음을.. 일종의 실망감이기도 하고,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하늘의 파랑 느낌을 배우는 일인 것 같아.


때론 파랑파랑, 때론 연두, 보라, 핑크.. 그 모든 빛깔이 한 사람에게서 나올 수 있다는 것 말이야. 참 오묘해.. 그 빛깔들이 신비롭고 다채로워..



지금 느끼는 이 실망감, 섭섭함도 느껴볼 수 있어 감사해. 인간으로 태어나 누리는 가장 큰 축복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니까.



오늘 시작하고 싶었던 얘기는 실망감이었어. 아니 헛헛함이라고 하면 더 잘 표현될까?

나에게 실망스러웠어. 사랑을 갈구하는 나. 여전히 버려지지 않는 그 갈구..

그런 나에게 목소리가 말해 줬어..


아이야.. 파랑새는 네 안에 있는데 왜 계속 찾고 있니?


부정적인 생각들이 자꾸 떠올라.. 나는 좋은 사람이면서 나쁜 사람이야.. 누군가 나를 좋은 사람이라고 증명해 줬으면 좋겠어. 무조건적인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나를 봐주고 추앙해 줬으면 좋겠어. 그런 것들이 채워져서 더 행복하단 느낌을 갖고 싶어.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나온 그 대사가 떠올라.

추앙받는 느낌을 원해.

100명이 날 추앙해 주면, 그럼 나는 행복해질까? 헛헛함이 사라질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 했어.


지금 나는 천 개의 파란색으로 해소되지 않는 그 느낌들을 찾아서 지구별을 둥둥 떠다녀.. 그런데 참 다행인 건, 지금 느끼는 이 헛헛함과 상실감, 실망감 모두가 다 사랑스럽다는 것이야. 살아있으니까, 이렇게 몸이 있으니까 나는 느껴 볼 기회를 얻은 거잖아.




리사.

가장 너다운 경험들로 부디 너만의 하늘을 채워가길 바랄게.. 결국 알게 될 거야. 그 끝에는 네가 원하는 답을 얻어 돌아가는 여정일 테니, 조금 더 힘을 내 봐.

늘 응원해. 아니 추앙해. 내가 널.. 그 누구보다.. 널 사랑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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