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은 나에게 준 스무날의 편지

<사라지고 싶은 너에게> 속 스무날의 편지

by 김리사

돌이켜 보면 마흔 그때, 나만의 '짙은 인생 미션'이 있었던 것 같다. '누군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하지 않으면 도저히 다음 챕터로 넘어갈 수 없는 '인생의 절대 관문' 같은 것이랄까? '그런 저마다의 미션을 안고 우리는 이 지구별에 태어나는 걸까?' 그런 생각마저 든 나만의 <치유 책 쓰기> 시간을 회고한다.


나의 <사라지고 싶은 너에게>는 크게 2개의 파트로 나뉜다.


파트 1. 마흔 즈음에 돌아본 자전적 에세이

파트 2. 죽고 싶었던 나에게 준 스무날의 아침 편지


지금까지 나눈 <아빠의 시간>, <엄마의 시간>, <마흔, 나로 태어나는 시간>, <내면아이를 만나며>는 파트 1에서 다룬 주된 이야기들이었다. 그렇게 어릴 적부터 감히 말하지 못해 가슴에 응어리가 되었던 그 시간을 털어놓았다. 그 독백들이 쌓이며 나는 점점 죽고 싶은 마음에서 풀려나고 있었다.


하지만 파트 1에 이어, 그 마음을 완전히 내려놓을 수 있게 도와준 것은 파트 2이다. 그가 세상에 없을 최상의 사랑이 되어 찾아와 나를 돌봐주는 마음을 상상했었다. "별"이라는 존재를 상정하였고, 그 별이 아침마다 나에게 사랑의 편지를 주고 있었다. 그 사랑을 먹고, 나는 눈물로 시작된 수많은 아침을 보내고, 다시 살고, 또다시 살아가기를 반복하며 스무날을 보냈다. 스무 번의 편지 이후, 나는 많이 따뜻해졌으며, 가벼워졌다. 책의 마지막에 그 "별"은 나에게 제안을 해 왔다.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내가 당신에게 드린 마음을 당신도 나눠주세요."

"글을 쓰세요, 당신의 소중한 마음을 기다리겠습니다."


그런 메시지로 나는 책을 마무리했다.


스무날에 "그 별"에게 받은 편지 제목은 아래와 같았다.


Day 1. 우울의 재발견

Day 2. 불안하세요?

Day 3. 당신이 사랑한 것은 무엇인가요?

Day 4. 사람들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어요

Day 5. 마음의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면

Day 6. 죄책감에 대하여

Day 7. 낮은 자존감에 대하여

Day 8. 용서, 할 수 있나요?

Day 9. 잊지 못할 단 한 사람이 있나요?

Day 10. 무기력한 마음에 대하여

Day 11. ‘I see you.'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

Day 12. 힘들면 쉬었다 가세요

Day 13.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

Day 14. 혼자 여행을 떠나 보세요

Day 15. 당신과 헤어질 결심

Day 16. 시간이라는 허상

Day 17. 취약해도 괜찮아요

Day 18.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렸나요?

Day 19.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될 수 있다면

Day 20.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모든 편지 속 이야기들은 내가 듣고 싶었던 마음의 모양이었다. 떠나간 아빠이기도, 내가 사랑했던 연인이기도 한 그는 "별"로 다시 태어났다. ""가 내 삶에 들어와 아침마다 속삭여 주면 어떨까. 그의 사랑이 몹시 그리웠고, 그는 그렇게 나만의 "별"이 되어 스무날 동안 찾아와 준 것이다. 그것이 내가 나에게 준 최고의 치유이자 선물이었다.


내가 얼마나 그 별의 아침 편지 속에 행복했는지 이 글을 읽는 당신은 감히 상상하기 어려울 것 같다. 글을 쓰는 시간 동안 나는 그 큰 사랑 안에 있었고, 온전히 나도 별이 되었고, 그 별도 내가 되었다. 살아간다는 것은 고통을 견뎌야 하는 무엇이 아니라, 저마다의 가슴에 빛나는 별을 만나는 벅찬 일이라 생각했다.


'내가 세상 모든 곳을 동시에 비춰줄 아주 아주 커다란 별이 되지 못해도 좋다.' 늘 '큰 사람'이 되고 싶었으나 부족한 나여서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했다. 책장의 왼쪽이 두꺼워져 갈 때 즈음, 나는 새로운 결론을 내렸다. 나는 '작은 별이지만, 내 자리에서 정말 예쁘게 빛나고 있잖아, 그럼 되었어.' '지금 이대로도 충분해.'


아빠를 사랑으로 떠나보내고, 엄마를 끌어안으며, 나의 내면아이는 서서히 자랐다. 점점 더 자라고 자라, 나를 영영 떠났다.


마지막 말을 남기면서 말이다.


"그래, 리사. 충분해,

지금으로도 충분해.

그저 감사해. 사랑해."

사라지고 싶은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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