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여정, '같이'의 '가치'를 만나다

글쓰기 모임을 만들며

by 김리사

내 인생은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호주에도 다녀오고, 20대 그 시절엔 오직 영어 하러 태어난 사람인 줄 알고 바삐 살았다. 영어 일 밖에 모르던 나는 돈을 벌어다 주는 그 일을 하며 눈앞에 주어진 길을 내달렸던 것 같다. 돈에 늘 마음이 고팠기에..


코로나 시즌과 맞물려 영어 업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아빠가 생과 사를 오갈 즈음

나는 죽을 힘으로 책 한 권을 쒔다.


그것이 내 삶을 이렇게 바꿔 놓았을까?

아니, 그전에 블로그에 단상을 쓰던 그날이 그 시작일까?


그 시작이 무엇이 되었든 그 중심에는 글쓰기가 있다.


블로그를 시작하며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고, 협찬, 에드포스트 수익이 생기니 나의 글쓰기에 궁금한 점이 생기는 지인들이 있었다. 다들 삶을 바꿔 줄 무언가를 찾고 있었기에 나의 색다른 도전이 궁금했던 것 같다.


그들을 모아서 글쓰기의 유익과 내가 해낸 만큼의

블로그 수익화 방법을 소개했고, 그렇게 나는 우연히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게 되었다.


2년 가까이 블로그 쓰기, 치유 글쓰기 여정을 도우며

나는 더 많이 성장했다. 혼자 울먹울먹 거리며 글을 쓰던 그 시절에서 이제 누군가에게 글쓰기를 독려하고,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내가 되어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블로그 글쓰기로 성장하는 루티니>로 시작해서 이제는 블로그를 넘어 글쓰기 전체 주제로 확장된 모임이다. <블로그 성장 루티니>, <블성 루티니>, <블성 글루티니>, 부르는 이름이 조금씩 바뀌었는데 멤버들 사이에서 그냥 서로를 루티니 작가님들이라 부른다. 인원은 10명 내외다. 개인적으로 깊은 소통에는 소그룹이 좋다고 생각한다.



결국 글쓰기는 자기만의 글 루틴이 있어야 해내는 일이다. 제 아무리 하늘에서 내려주는 영감을 가진 작가라도, 그걸 받아 적을 시간, 즉 엉덩이 힘이 필요한 것.


나는 글을 기깔나게 잘 쓰는 작가는 아니만

성실하게 글쓰기를 채워갈 힘은 있는 작가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치유적인 글쓰기를 돕는 글쓰기 코칭 작가로서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 시간이다. 물론 많이 배우고 성장해야 할 영역이다.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며 경험이 부족해서 좌충우돌

참 어려운 시간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나보다 더 경험이 많고 포근한 언니 같은 작가님들이 나를 도와주셨다.



리사, 이렇게 한번 해봐요..

리사, 이렇게 하면 어때요?

리사, 잘하고 있어요.

리사, 고마워요..


리사, 개인사가 있어 저 잠시 쉬다 올게요..



글 루티니 작가님들은 그렇게 글 모임에 나와 함께

머물기도, 떠나 있기도, 다시 돌아오기도 하셨다.


그 과정에서 나는 늘 고민한다. 왜 이 모임을 하는가.

내가 뭘 줄 수 있는 사람인지. 내가 이렇게 부족한데..

나도 늘 머물지 못해 있다가 떠나는 종류의 사람인데..

이 공동체에서는 또 어떤 걸 해내야 하는 건지..


그런데 글쓰기 모임 운영 2년이 넘는 시간,

내 안의 '더 큰 나'는 이렇게 말을 해주었다.



리사..

그냥 뿌리 깊은 나무처럼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사람들에게 따뜻한 글 벗이 되어 줘..

네가 아는 만큼 알려주면 되고, 모르면 배워서 알려주고, 너도 그들에게 배우고, 서로 그렇게 지내봐..

어차피 머물 사람은 머물고, 떠날 사람은 떠나..

인생의 이치니까..



나는 여전히 방향을 고민하며 오늘도 모임 속에 있다.

때론 이끄는 사람으로, 때론 배우는 사람으로, 때론 동생으로, 언니로, 친구로, 허술해서 늘 마음이 가는 사람으로 그렇게 머물기로 한다.


나 홀로 글쓰기 3년에서 같이 글쓰기 2년, 내 글쓰기 도합 5년은 '성장가도'였다. 같은 자릴 머무는 줄 알던 그 시간도 결국 '성장'이었다. 글쓰기를 하는 삶은 성장일 수 밖에 없다. 글이 언제나 나아갈 방향을 알려 준다. 그것이 내 안의 신성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글쓰기 모임으로 '같이'의 '가치'를 배우며, 그렇게 우연히 시작한 글쓰기 모임으로 나는 그들과 평생 글벗이 되기를 소망한다. 세상 작던 내 존재는 이제 세상 가장 거대한 욕심을 품어본다.


같이 글쓰기로 자신의 삶을 꽃피우고,

내 곁의 그들의 삶도 같이 꽃피워주기를..


아니, 애초에 그들이 활짝 핀 아름다운 꽃이었음을 깨닫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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