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을 들어주는 곳이 없어

리사의 love yourself

by 김리사

아침 첫 글은 이 주제로 시작을 해본다.


"내 말을 들어주는 곳이 없나요?"


지난밤 남편과 저녁 식사 겸 둘 만의 시간을 가지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생각이 들었다. '정말 요즘 자기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외로움이 커지는 시대가 되어 가는구나..'


남편의 말에 따르면,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사생활 침해 등 다양한 이유로 요즘 사담을 별로 나누지 않는 문화라고 한다. 회사 생활을 한 번도 해보지 않는 프리랜서인 나의 경우, 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참 많은데 속내 이야기나 사적인 이야기들을 하지 않으니 관계가 피상적이 않을까?


사회생활에서는 적당히 벽을 치며 살아가는 것이 좋은 관계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요즘 다들 깊고 진한 관계들이 적어지고, 외로운 개인이 더 늘어나는 것 같다. 남편이 농담 반 진담 반 이런 얘기를 했다.


"당신이 내 말을 잘 안 들어줘서, 회사에서 한 번씩 밑에 직원들 술자리나 대화할 일이 있으면 내 이야기만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

"한참 떠들다 보면 다른 사람들은 말을 별로 안 하고 나만 얘기하고 있더라.."

"혹시 내가 젊은 꼰대라 불리는 상사인 '젊꼰'인가?"


등등 오랜만에 둘 만의 시간에 입이 터진 그는 자기 속내를 털어놓는다. 사실 나도 남편에게 내 관심사를 다 이야기하기 어렵다. 서로가 좋아하는 주제도 다르고 깊이도 달라서 말하다 보면 재미가 없어진다. 그 간격을 잘 메워가는 일이 참 중요한 것 같다.


부부가 잘 지내는 일도 역시 서로의 말을 잘 들어주는 일이었다. 지나고 보니, 늘 남편이 내 얘기에 관심이 없어 섭섭하다고만 여겼는데 나 역시 그의 얘기에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나는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도 살짝 들었다. 그리고 내가 마음에 관한 인사이트를 얘기하는 유튜브 쇼츠 채널 <리사의 마음 카페>를 하고 있다고 말하며, 혼자 얼마나 잘 떠드는지 한 번 들어보라고 넌지시 내 채널 얘길 건넸다. 내가 찍은 3분 컷 쇼츠 영상은 62개나 된다. 3분 말하기를 예순두 번이나 한 것이다.


남편 왈,

"뭐 그런 걸 하고 있었어?"



나는 말했다.

"당신도 하고 싶은 말 있음 쇼츠 찍어.."

"당신 이야기 들어주는 사람이 1명은 있을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이서 재밌게 농담처럼 웃어젖히며 얘기를 나누다 집까지 걸어왔다. 그 시간 나는 또 생각했다. 내일은 또 이 이야기를 쇼츠로 찍어야겠다.. 부부는 가깝고도 참 먼 사이구나.. 하는 통찰들 말이다..



여전히 우리 부부는 잘 지낸다. 관심사도 다르고 하고 싶은 말을 서로 하느라 듣는 귀가 없어져도 말이다. 부부만의 특별한 촌수로 여태까지 잘 버텨온 것에 감사한다.


앞으로는 다른 사람들에만이 아니라 남편에게도 듣는 귀를 좀 열고 다가가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https://youtube.com/shorts/CnhICKcL_pg?si=fpa_Mq9KY3IAlT2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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