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의 마음 카페
‘드르륵’ 글쓰기로 아침의 ‘셔터’를 열다
아침이면 다양한 생각이 머릿속을 떠다닌다. 문득 나는 뭘 잘하는 사람일까? 하고 질문이 떠오른다. 답을 찾다 보니 나는 딱히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은 아니었다. 그저 묵묵히 해야 할 일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글쓰기 역시 내게는 그런 묵묵함의 산물이다. 매일 아침 침대 맡에 앉아 무언가를 블로그에 끄적이며, 나는 내가 있어야 할 자리를 지키고 내게 주어진 일을 해낸다.
때로는 말보다 행동이 힘을 갖는다. 말이 없이도 누군가가 곁을 지켜준다는 느낌은 충분한 위로였다. 글쓰기로 나는 그런 마음을 나누고 싶었던 것 같다. 2년 넘게 글 쓰는 모임을 하며, 사실 나는 누군가에게 뭔가를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같이 있어 주는 사람의 역할을 한 것 같다. 같이 뭐라도 써보자고, 어떤 마음이라도 같이 받아 줘 보자고 용기를 주는 사람이랄까.
오늘은 그런 나의 글쓰기, 특히 아침 글쓰기의 의미를 떠올린다. 내 글쓰기의 힘은 아침 글쓰기에서 나왔다. 아침에 쓰고 나면 그 힘으로 오후에도 써낼 용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할지 모르는 채 멍하게 앉는다. 하지만 그 멍한 공백 끝에 비로소 내 내면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낸다. 그렇게 나의 이야기가 탄생한다.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정신이 맑아지고, 오늘 하루를 씩씩하게 살아갈 힘이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늘 그렇듯 알 수 없는 내 무의식은 매일 아침 새로운 풍경을 떠올려 준다. 맥락도 없는 그 낯선 풍경을 글로 받아내는 일이 점점 즐거워 진다. 오늘은 불현듯 어린 시절, 통영 친정집에서의 아침이 떠올랐다. '드르륵' 하고 구멍가게의 무거운 셔터가 올라가는 소리는 내게 아침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 " 아, 엄마가 새벽 시장을 다녀와 문을 열고 계시는구나." 그리곤 이내 "미야, 일어나라."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부모님은 4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부지런히 그렇게 셔터를 올리셨고, 참으로 활기차게 하루를 여셨다.
이제 나는 부모님이 가게 셔터 문을 올리셨듯 나의 글쓰기 문을 연다. '드르륵', 내면의 셔터 소리와 함께 아침이 시작되었다. 누구에게나 24시간이라는 선물이 주어지지만, 그 시간이 모두에게 똑같이 귀하게 쓰이는지는 잘 모르겠다. 할 수만 있다면 부모님이 아침 가게 셔터를 여는 마음을 닮아가고 싶다. 그렇게 귀하게 하루를 보낼 것이라 다짐해 본다.
오늘은 유독 부모님이 셔터를 올리시던 그날의 그 아침이 그립다. 먼 길 떠나간 아버지도 하늘에서 셔터를 여실까? 훗날 시간이 흘러, 아침 글을 쓰며 하루를 시작했던 이 순간 역시 참으로 귀한 시간이었노라 회상할 날이 오겠지? 그러니 오늘 마주한 이 아침의 소중함을 잊지 말자.
오늘도 내 자리에서 묵묵히 나의 글쓰기로 셔터를 올린다.
아침이 왔으니 오늘도 길을 나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