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스로에게 기회를 주자!

전례가 없던 육아휴직 (2)

by 예채파파

방법이 없는 것 같았고, 이대로 회사생활을 눈치 보며 해야 하는 내 처지가 스스로 느끼기에 참 딱해보였다.

자신감이 넘치던 내가 이렇게 자충수를 던진 꼴로 직장에서 눈치를 보아야 하는 삶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하니 매일이 참말 고되었다. 나도 아내도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 했고, '양가의 부모님께 이야기를 드려볼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당시 맞벌이인 우리 부부가 <아이돌봄서비스>제도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를 확인해보니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를 선택하더라도 한 사람의 월급에 상응하는 금액(식비와 교통비용을 포함)을 지불해야 하는 시뮬레이션결과가 나왔다.

서비스제도를 사용하면서까지 아이들의 소중한 시절을 타인에게 맡기고, 우리가 금액을 지급하면서 허리를 굽혀 우리 아이들을 잘 봐주십사 부탁하고, 혹시나 불안한 마음에 CCTV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는 상상들이 도무지 납득되지 않았다. 참 분했다.

그렇게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만을 생각하면서 그렇게 하루하루를 죽여가고 있던 어느 날.

자차로 출근을 하던 8월의 여름 날이었다. 여느때처럼 다운받아놓은 USB의 강의를 틀어놓고 똑같은 출근길을 똑같은 마음으로 가고 있었다.


"내가 진짜 세상 누구보다 강한 기세로 내 자신에게 멋진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기회.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
나에게 그 기회를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밖에 없어요? 내 자신밖에 없어요."
- 청울림TV 부자특강 中


나는 흘러나오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갓길에 차를 대고 펑펑 울었다. 짐승처럼 소리 내며 통곡했다.

너무 미안했다. 내 자신에게. 무얼 해보겠다면서 방법을 찾지 않고 그저 되지 않을 것만을 생각 하는 내가 과연 무엇을 해낼 수 있겠는가.


"나는! 내 스스로에게 기회를 준다! 기회의 방법을 찾는다!"


주체할 수 없이 나도 모르게 나오는 마음의 소리를 그저 차 안에서 크게 소리쳤다. 몇 번이고 되 뇌이며 소리쳤다. 그런데 참 이상했다. 그 강의영상을 듣고 통곡의 눈물을 흘리며 내 안의 소리를 사자후처럼 마구 쏟아낸 이후, 마음가짐에 확실한 변화의 씨앗이 들어온 느낌이었다.

'육아휴직'이라는 단어가 다시 보이면서 그제야 제대로 법령의 문구를 하나씩 곱씹어보며 읽어보게 되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 :
사업주는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가 모성을 보호하거나 근로자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입양한 자녀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를 양육하기 위하여 휴직(이하 “육아휴직”이라 한다)을 신청하는 경우에 이를 허용하여야 한다.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분명히 법령에는 "허용" 이라고 씌어져 있었다.

하지만 법령이라는 것이 내게는 그리 친숙한 단어가 아니었기에 직접 담당자에 확인을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고용노동부에 연락을 하여 육아휴직을 담당하는 부서의 실무자분과 통화를 하면서 '당연히 사용할 수 있는 법제도'임을 확인하게 되었고, 더불어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에 대한 내용까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빠육아휴직보너스제 : 같은 자녀에 대하여 부모가 순차적으로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 번째 사용한 사람의 육아휴직 3개월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 (상한 250만원)로 상향하여 지급)


당연히 사용 가능한 제도임을 확인하였어도 사실 의문이 들기는 하였다. 내 상황에 대해서 조금 세세하게 말씀을 드렸더니, "여러 가지 개인적인 경우가 있기는 하겠지만, 사용하시겠다는 마음이 있으시면 사용하실 수 있는 법 제도입니다."라는 말씀을 주셨다.

'마음을 먹으면 사용할 수 있다?' 이 말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추진하느냐에 따라서 인생의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 나는 '내 스스로에게 기회를 주겠다'며 통곡의 눈물을 흘렸던 그 날이 떠올랐다.

답답하게만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냈던 나의 생각에 조금씩 명쾌함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그 기회라는 것을 "육아휴직"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스스로의 의도적 마음가짐을 부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법적인 문제와 더불어 반드시 필요한 개인들의 실질적인 사례에 대한 내용을 조금 더 알고 싶어서 노무법인의 노무사님들과 연락을 통해 회사가 불이익을 줄 수는 없고, 개인도 육아휴직 이후에 마음만 있다면 복직이 당연히 가능하다는 말을 확인하였다.


다만 우려가 되는 것은 "주위와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었다. 나의 경우는 회사의 실무진과 임원진에서 반대를 하고 있는 경우였기에 사용하게 되더라도 뒷감당과 후폭풍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눈치를 보면서 계속 회사생활을 이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스트레스가 당연히 생각났지만, 그것은 나중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당장은 내가 생각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이었고, 휴직의 기간 동안 누구보다 즐겁고 행복하게 일상을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 했다.

그 단단한 마음을 다시금 다지며 스스로에게 기회를 주는 것으로 나에게 동기부여와 격려를 했던 나는 조금 더 확실한 마인드와 확고한 태도로 이제는 회사에 흔들리지 않는 내 입장을 전달하는 일만 남았다.




20200818_094030.jpg
이전 03화남자가 무슨 육아휴직?